'우려가 현실화되나’ 카카오 간판 뗄 위기 처한 카카오뱅크

입력 2023-10-26 14:25 수정 2023-10-26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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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조현호 기자 hyunho@)
금감원, 26일 카카오 임원진과 법인까지 기소의견으로 법원 송치
양벌규정 적용, 카카오 벌금형 이상 받으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잃어
카카오뱅크 신사업, 해외진출 차질 불가피
취소소송까지 번질경우 수년간 법적 다툼...오너 리스크 장기화 가능성

카카오뱅크가 대주주와 경영진의 경영 실패로 출범 6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금융당국이 카카오 경영진과 법인인 카카오까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대주주 적격성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이다. 경영권 유지를 위해 계열사 지분매각이나 행정소송까지 열려 있는 상황이지만, '신용'이 생명인 은행업에서 사업 동력을 잃어버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카카오 임원진들과 함께 양벌규정에 따라 법인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까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하면서 카카오뱅크의 운명이 '시계제로' 놓였다.

카카오 법인이 벌금형 이상을 확정받으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잃을 수 있다. 양벌규정은 대표나 경영진 등이 법을 위반하면 법인도 함께 처벌받는 규정이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넘게 보유한 산업자본은 최근 5년간 조세범처벌법,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공정거래법 등을 위한해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이 규정에 적합하지 않다면 금융위원가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이하로 줄이도록 명령할 수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지분을 10%만 남기고 나머지 17.17%를 다른 회사에 넘겨야 한다는 이야기다.

카오뱅크 주주구성을 보면 카카오가 지분 27.17%로 최대주주고, 이 외 한국투자증권(27.17%), 국민연금(5.30%), KB국민은행(4.88%), 서울보증보험(3.20%) 등이 있다

결국, 법원에서 벌금형 이상이 법원에서 확정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경영권을 잃을 수 있다. 최대주주가 바뀌게 될 경우 카카오뱅크는 사업 추진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가 '카카오'란 브랜드이미지를 통해 각종 금융서비스를 제공해왔던 터라 향후 사업에도 적잖은 영향이 불가피하단 관측에서다.

카카오뱅크는 출범 1년 만에 업계 1위로 시장에 연착륙했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1838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동남아를 시작으로 해외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동남아 최대 슈퍼 애플리케이션(앱) 그랩(Grab)과 손잡고 인도네시아, 태국 등 동남아 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디지털뱅크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권력자의 비리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 현재 기조"라며 "법원 판결 여부와 상관없이 신뢰 문제가 얽혀 있는 만큼 사업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아직 법원 판결이 나지 않은 상황인 만큼 공식적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카카오가 향후 법원 판결에서 벌금형 이상이 나올 경우 취소 소송을 재기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경영권이 걸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유죄와 취소 소송이 진행될 경우 대법원까지 수년 간의 법적 다툼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기간 동안 ‘오너리스크’로 인해 카카오뱅크의 신사업 차질은 여전히 불가피하다.

법원 결정에 따라 향후 카카오는 카카오뱅크를 강제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현재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매각이 구체화 된 곳은 상상인저축은행과 고려저축은행이 있다.

금융위는 최근 정례회의를 열어 상상인그룹의 지주사인 상상인에 대해 보유 상상인·상상인플러스 저축은행 지분 10% 초과분을 6개월 내에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고려저축은행 역시 대주주인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해 경찰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자택과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강제 매각 가능성이 점화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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