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잇따른 선거에 신흥시장 주목...친기업 지도자들 나올까

입력 2023-10-23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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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콰도르, 재벌 2세가 역대 최연소 대통령 당선
폴란드, 민족주의 밀어내고 친EU 야권 승리
“신흥국 6곳 선거 결과, 2000억 달러 채권 영향 미칠 것”
내달 대선 결선 치를 아르헨티나는 불안요소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이자 집권 여당 ‘조국을 위한 연합’ 소속의 세르히오 마사 후보가 22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당사 밖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이자 집권 여당 ‘조국을 위한 연합’ 소속의 세르히오 마사 후보가 22일(현지시간)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당사 밖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AFP연합뉴스
전 세계에서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가운데 그간 부진했던 신흥시장이 주목을 받고 있다. 선거를 통해 새로운 리더십이 등장하면서 경제난을 겪는 신흥국이 어려움을 타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와 폴란드 등 최근 선거를 치른 국가들에서 유권자들이 경제회복을 위해 친기업 성향 지도자들에게 지지를 표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주 대통령선거 결선투표를 시행한 에콰도르에서는 ‘바나나 재벌 2세’인 35세 다니엘 노보아가 에콰도르 역사상 역대 최연소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보아 당선인의 아버지는 이 나라 대표 수출품인 바나나로 재벌 반열에 오른 인물이다. 경제 대통령이 뽑혔다는 소식에 지난주 에콰도르 2035년 만기 국채 가격은 큰 폭으로 뛰었다.

폴란드 총선에서는 친 유럽연합(EU) 성향의 야권연합이 과반수를 확보하며 승리했다. 폴란드의 주식과 채권 가격 역시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 일제히 상승했다. 펀드매니저들은 극우 성향 민족주의 정권을 물러나게 한 이번 선거 결과를 ‘시장을 위한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앞으로 선거를 치를 이집트와 인도, 멕시코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날 대선을 치른 아르헨티나까지 포함해 이들 신흥국 6곳의 선거 결과는 총 2000억 달러(약 271조 원) 넘는 국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차기 정권의 부양책은 주택시장 침체에 따른 중국 경기둔화와 미국 긴축 등으로 부진에 빠진 신흥시장의 채권과 주식, 통화 손실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2월 치러질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인도 총선에서는 나렌드라 모디 현 총리의 3선 연임이 유력하다. 글로벌엑스매니지먼트의 맬콤 도슨 신흥시장 전략 부문 대표는 “모디 총리의 승리는 시장 친화적 개혁과 인프라 지출, 외국인직접투자 촉진 등의 정책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 6월 멕시코 대선에 나설 두 주요 후보 모두 현 정부보다 더 실용적이고 중도적인 모습을 보인다”며 “어느 쪽이든 정치적 위험을 줄이고 경제개발에 필요한 자본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아직 불안한 상황이다. 이날 대선에서 예상을 깨고 경제장관이자 집권 여당 소속인 세르히오 마사가 36.64%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8월 예비선거 당시 1위였던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로 불리는 하비에르 밀레이는 30.01%로 2위를 기록했다. 두 후보는 내달 19일 결선투표에서 최종 승자를 가리게 됐다.

두 후보 모두 양극단에 서 있지만, 경제적으로 불안요소를 안고 있다. 마사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해 선심성 공약을 남발했다. 실제 경제 운용은 온건할 것으로 보이지만, 그의 포퓰리즘 정책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아르헨티나의 인플레이션 압박을 한층 고조시키고 재정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공공지출 15% 삭감을 주장하면서 전기톱을 들고 유세에 나섰던 밀레이는 중앙은행 폐쇄와 페소화 폐지, 달러화 도입 등 급진적 정책으로 그동안 시장을 혼란의 도가니에 빠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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