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 심은 바이오 씨앗…팬데믹 지나며 ‘활짝’ [스페셜리포트]

입력 2023-10-23 05:01 수정 2023-10-23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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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23-10-22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의 제약·바이오사업 역사는 짧지 않다. 이미 1980년대부터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 조금씩 성과를 만들어갔다. 글로벌 바이오시장의 급속한 팽창을 눈여겨본 이들은 최근 몇 년 새 너도나도 바이오를 미래 먹거리로 점찍었다.

2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대기업 제약·바이오사업의 효시는 LG다. LG는 1983년 국내 최초 유전공학연구소를 출범하며 신약 연구를 시작했다. 국내 최초 유전공학의약품 ‘감마 인터페론’(1989년), 국내 최초 인간성장호르몬 ‘유트로핀’(1993년) 등 다양한 ‘최초’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CJ도 일찌감치 제약사업에 손을 댔다. 1984년 CJ제일제당이 유풍제약을 인수하면서 제약사업부가 구성됐다. SK는 1993년부터 그룹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한 혁신신약 개발에 착수했다.

반면 삼성은 2010년에 5대 신수종사업의 하나로 바이오를 선정하고 이듬해 4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분야도 앞선 대기업들과 달리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위탁개발생산(CMO·CDMO)으로 정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신약 개발 대신 대규모 설비 투자로 글로벌 기업을 따라잡는 쪽을 택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3년 7월 첫 고객사로 다국적제약사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MS)를 맞이했다. 설립 7년 만인 2017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18년에는 연매출 5000억 원 고지를 넘었다.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가 폭증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선제적인 생산능력 확대가 가져다준 성과다. 지난해 연결기준 연매출 3조 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최대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누적 수주액은 2조7000억 원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60만4000리터로 전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설립 12년 만에 5공장 건설 착공, 2025년까지 생산능력을 78만4000리터로 확대해 ‘초격차’를 이어간단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해 R&D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해 R&D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SK바이오사이언스)

재계서열 2위 SK는 삼성과 달리 신약에 방점을 찍었다. 26년간 중추신경계(CNS) 질환 연구에 매진해 2019년 뇌전증 치료제 ‘세노메이트’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부터 FDA 허가까지 국내 기업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첫 사례다.

SK는 양대 지주사인 SK㈜와 SK디스커버리가 서로 다른 분야의 바이오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SK㈜의 특기가 SK바이오팜을 통한 혁신신약이라면, SK디스커버리의 특기는 백신이다.

백신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문을 분할해 2018년 출범했다. 세계 최초 4가 세포배양 독감 백신, 국내 최초 대상포진 백신 등을 개발했으며, 특히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개발에 성공했다. 팬데믹 기간 백신 CMO 사업에도 손을 뻗으면서 2021년 9290억 원의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삼성과 SK의 성과에 자극받은 대기업들은 바이오사업 진출 러시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제약으로 2002년 제약사업에 뛰어들었다 2011년 이를 접은 롯데는 CDMO로 다시 돌아왔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 국내 바이오 플랜트 조감도 (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는 4대 신성장 동력의 하나로 헬스앤웰니스를 지목하고 2022년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설립했다. 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을 인수해 즉전력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설립 1년 만인 올해 1분기 207억 원, 2분기 623억 원의 매출을 각각 기록했다.

국내에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총 36만 리터 규모의 생산설비를 마련한다. 내년 1분기 착공해 2025년 1공장 준공이 목표다.

CJ는 2018년 CJ헬스케어(현 HK이노엔) 매각 3년 만에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기업 천랩을 인수했다. 2022년 1월 CJ바이오사이언스로 새 출발을 알리면서 ‘글로벌 1위 마이크로바이옴 기업’ 달성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파이프라인 15개를 보유하고 있다. 주력 파이프라인은 고형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경구투여 항암제 ‘CJRB-101’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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