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돈침대’ 소비자, 48억 규모 집단소송 1심 패소

입력 2023-10-19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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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침대 피해자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2021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라돈침대 환경보건사건 발생 3년 피해조사 및 대책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라돈침대 피해자 모임과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2021년 서울 종로구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라돈침대 환경보건사건 발생 3년 피해조사 및 대책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1급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를 상대로 48억 원의 손해배상청구를 낸 소비자 478여 명이 1심에서 패소했다.

19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0부(재판부 정찬우 부장판사)는 이씨 등 소비자 480여 명이 대진침대와 디비손해보험, 국가 등을 상대로 제기한 48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진침대가 이 사건의 매트리스를 제조, 판매하기 시작할 무렵에는 방사성물질을 원료로 사용한 가공 제품을 규제하는 법령이 없었다”면서 “그 당시 기술 수준에 비춰볼 때 기대 가능한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거나, 그 판매 행위가 관련법에 저촉되는 등 법질서에 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또 이 침대 사용으로 인한 갑상선 질환, 백혈병, 암 등의 질병 유발의 인과관계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매트리스로 인한 최대 연간 피폭선량은 13mSv로, 저선량으로 수년 정도의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 라돈에 노출된 경우 폐암 등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전문가의 의견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라돈 침대’ 논란은 2018년 5월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검출됐다는 언론 보도로 시작됐다. 라돈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센터(IARC)가 분류한 1급 발암물질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해당 매트리스 조사에 착수했고, 속커버나 스펀지에 포함된 모자나이트 가루로 인해 피폭방사선량이 기준치의 최고 9.3배를 초과한다고 발표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이 폭증했다.

이후 매트리스를 사용하며 연간 피폭방사선량을 초과하는 양에 노출돼 건강권이 침해됐다는 취지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비자들의 민사소송이 줄이었다.

다만 이반 선고 결과와 같은 이유로 승소 판결을 받은 사례는 흔치 않다. 69명의 소비자가 함께 낸 손해배상청구는 지난해 8월, 4명의 소비자가 제기한 같은 청구는 지난해 10월 각각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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