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인'이라 불리며 1960년대를 대표했던 김남조 시인이 별세했다. 향년 96세.
김 시인은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나 1951년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국문과를 졸업했다. 이후 마산고, 이화여고 교사와 숙명여대 교수 등을 지냈다.
그는 대학 시절인 1950년 '연합신문'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이후 1953년 첫 시집 '목숨'을 출판하면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외 시집 '나아드의 향유', '나무와 바람', '정념의 기' 등을 펴냈다. 유작은 3년 전 문학수첩에서 출간된 '사람아, 사람아'다.
김 시인의 시에는 언제나 사랑과 사람, 생명의 물결이 넘쳤다. 특히 그의 초기작은 주로 가톨릭 계율의 경건성과 뜨거운 인간적 목소리가 조화된 시로 평가받는다.
생전 그는 한 강연에서 "열아홉 권의 시집을 내고 다른 것도 썼습니다만 많이 쓴 건 사랑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5월 개막한 2023년 김세중미술관 기획전에 참석해 전시 작품을 배경으로 축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쳐 아쉬움을 더한다.
김 시인은 이날 축사에서도 '사람의 소중함'을 강조했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했지만, 그럴수록 더욱 잊지 말아야 할 가치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 피어나는 온기라는 게 그의 가치관이었다.
김 시인은 한국시인협회 회장,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국민훈장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만해대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