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미지 개선 나선 중공업계, 처우 개선 본질 잊지 말아야

입력 2023-10-09 15:44 수정 2023-10-09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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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삭기를 사랑한 김관석 이장님과 말썽꾸러기 굴착기 대발이의 좌충우돌 시골라이프!”

HD현대 계열사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공식 유튜브에 올라온 내용이다. 김관석 이장으로 출연한 배우는 자신이 가진 굴착기를 농부들이 소를 애지중지하는 것처럼 자식처럼 키우는 모습을 담고 있다.

해당 동영상은 2주 만에 82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는데, HD현대사이트솔루션에서 올린 공식 동영상들의 평균 조회수가 1만~6만 회라는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수치다.

한동안 침체기를 보내던 조선업계를 포함한 중공업 업계는 지난해부터 활기를 되찾으며 인력 찾기가 한창이다. 구조조정을 일상적으로 하던 모습은 이제 옛말이 됐다.

하지만 취업에 나서는 20대 인재들이 조선업, 중공업 등을 어려운 이미지로 바라보는 것이 인재 확보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에 최근 중공업 업체들은 자신들의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광고를 통한 이미지 개선에 나서고 있다. 유쾌한 이미지, 인사팀 브이로그 등을 통한 ‘힙’한 이미지 확보 등을 통해 업계 진입을 꺼리는 젊은 인재들의 인식을 개선하자는 취지다.

굴삭기 광고 외에도 HD현대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해봤어?' 정신을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낸 '현대인 vs 못 바이러스' 컨셉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그룹의 복리 후생 제도를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영상의 조회수는 400만 회를 넘겼다.

오프라인에서도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HD현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마감된 HD현대 신입사원 공개 채용의 응시자 수는 전년 대비 1.5배 급증했다.

이처럼 이미지 개선을 통한 인재 확보 전략은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장기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결국 고질적인 문제점인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

조선·해양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7월 발표한 ‘조선해양산업 기술인력 양성 현황과 현안’에 따르면, 고급 기술인력들이 여타 산업군으로 이탈하는 주요 원인으로 △상대적 저임금 △직업 안전성에 대한 우려 △기업의 비전 부재 등이 꼽혔다. 이에 2014년 2260명 규모였던 순수 연구 인력이 2022년 기준으론 1250명에 그치고 있다.

이미지 추락 외에도 실질임금 하락, 처우 문제 등으로 고급 인력이 업계를 떠난 것이다. 당장의 이미지 개선으로 신규 인재를 유입시키더라도, 그들이 장기간 머무르게 하기 위해선 처우 개선책 역시 절실해 보인다. 결국 대우를 해주는 곳에 인재가 모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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