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장 공백 장기화...최소 한 달 이상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안이 6일 부결됐다. 대법원장 임명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된 것은 198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이후 35년 만이다.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298명 중 295명이 출석해 찬성 118명, 반대 175명, 기권 2명으로 부결됐다. 임명동의안 의결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 있어야 한다. 표결은 무기명 전자투표로 이뤄졌다.
전체 의석(298석)의 과반인 168석을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의석 6명인 정의당이 본회의에 앞선 의원총회에서 ‘부결 당론’을 결정한 것이 부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후 기자들을 만나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 후보자가 사법부 독립을 지키고 직무를 수행하는 데 있어 능력 면에서 여러 문제가 있는 후보라고 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최종적으로 당론 부결을 제안했다”며 “오늘 참석 의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부결 당론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의당 강은미 원내대변인 역시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사법 정의는커녕 특권의식의 전형이고, 이 후보자의 지난 판결들은 반기본권적이며 반소수자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부결로 대법원장 공백 사태는 장기화의 길로 접어들었다. 처음부터 다시 후보자 지명 절차를 밟아야 하므로 최소 한 달 이상 공백이 있을 전망이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4일 퇴임한 뒤 이 후보자 임명 동의 절차가 여야 대립으로 지연되면서 사법부 수장 공백은 이미 열흘 넘게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