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온열질환자 발생이 지난해보다 80.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은 5월 20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이 기간 총 2818명의 온열질환자가 신고됐다고 6일 밝혔다. 이 중 32명이 숨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온열질환자는 1564명, 사망자는 9명이었다. 1년 새 온열질환자는 80.2% 급증했다.
온열질환은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이다.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 증상을 보인다. 방치 시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열사병과 열탈진이 대표적이다. 질병청은 폭염으로 인한 건강 영향을 조기 인지하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전국 500여 개 응급의료기관이 대상이다.
올해 온열질환자가 급증한 원인 중 하나는 기록적 폭염이다. 올해 6~8월 전국 평균기온은 24.7℃로 과거 30년 평균인 23.7℃보다 1.0℃ 높았다. 연도별로는 1973년 기상관측 이래 네 번째로 높은 수치다. 특히 전체 온열질환자의 32.6%(918명), 사망자의 43.8%(14명)는 8월 초 발생했는데, 이 기간 평균 최고기온은 32.4℃로 1년 전보다 0.4℃ 높았다.
온열질환자 성별로는 남자(2192명, 77.8%)가 여자(626명, 22.2%)보다 많이 발생했다. 연령대별로는 50대가 601명(21.3%)으로 가장 많았으며, 60대(514명, 18.2%), 40대(385명, 13.7%), 70대(325명, 11.5%)가 뒤를 이었다. 65세 이상이 전체 환자의 29.5%를 차지했다.
질환별로는 열탈진(1598명, 56.7%)이 가장 많았다. 이어 열사병(493명, 17.5%), 열경련(432명, 15.3%), 열실신(235명, 8.3%) 순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676명, 경북 248명, 경남 229명, 서울 217명, 전남 211명 순이었다. 인구 10만 명당 신고환자는 제주(14.5명)와 전북(11.8명), 전남(11.7명)이 가장 많았다. 발생장소는 실외가 2243명(79.6%)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 중 실외 작업장은 913명(32.4%), 논·밭은 395명(14.0%), 길가는 286명(10.1%)이었다. 발생시간은 12~17시에 절반이 몰렸다. 직업별로는 단순노무종사자(591명, 21.0%)가 가장 많았다.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는 80세 이상이 16명(50.0%)으로 가장 많았다. 발생장소는 실외(26명, 81.3%), 추정사인은 열사병(90.6%)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지영미 질병청장은 “기후 변화에 의해 앞으로 폭염은 더욱 길고 강해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안전하고 건강하게 혹서기를 보내기 위해 국민께서는 건강수칙을 잘 준수해달라”며 “올해 12월부터 내년 2월까지는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해 겨울철 한파로 인한 건강 피해 발생 현황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