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고 고금리 행진이 멈추자 1년 이내 주택을 되파는 ‘단타’ 비중이 12개월 내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단타 비중은 3분의 1 수준까지 쪼그라들었다. 서울뿐 아니라, 경기와 부산 등에서도 이 비중이 대폭 줄었다. 전문가는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과 금리 안정화 등의 영향으로 주택 단타가 더욱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3일 법원 등기정보광장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집합건물 1년 이하 보유 후 매도 거래 비중은 8월 기준 2.51%로 12개월 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8월 기준 서울의 집합건물 매매량은 6020건으로 이 가운데 1년 이하 보유 후 매도 건은 151건으로 집계됐다. 집합건물은 아파트나 오피스텔, 빌라(연립·다세대주택)를 모두 포함한 주택 개념이다.
주택 단타 거래 비중은 올해 들어 우하향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해당 비중은 7.90%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12월에는 6.44%를 기록한 뒤, 올해 들어서도 1월과 2월 각각 5.95%와 5.89%로 집계됐다. 하지만, 4월 3.70%까지 하락한 뒤 7월 3.07%를 기록하면서 우하향 기조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대비 8월의 서울 집합건물 단타 거래량 비중은 3분의 1수준(31.7%)으로 줄었다.
주택 단기 매도세는 서울을 넘어 경기지역까지 확산 중이다. 경기지역의 1년 이하 보유 후 매도 거래 비중은 지난해 9월 7.07%에서 8월 3.27%로 급감했다. 지난해 말까지 5% 후반대 비중을 지속했지만, 6월 3.86%를 기록한 뒤 석 달 연속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듯 주택 단기 매도 비중이 급감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 영향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주택 단기 매도 거래 비중은 지난해 집값 급락 때 최고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 금리도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집값 하락에 이자 부담 상승 ‘이중고’가 겹치자 투매가 확산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KB부동산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에 따르면, 9월 기준 서울 지수는 94.836으로 지난해 7월(100.79) 이후 10개월 만에 반등했다. 전국 기준 역시 93.365로 지난해 7월(100.869) 이후 첫 반등을 기록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지난해에는 금리가 계속 오르는 등 시장 내 공포심리가 지배하는 상황이었다”며 “전셋값도 떨어지는 등 (집값 하락을) 못 버티는 사람들이 집어던졌지만, 올해는 일단 반등했으니까 버텨볼 만한 상황”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이어 “집값 하락으로 투자에 뛰어들었다가 손해 본 사람도 일단 금리가 더 오르지 않으니 버티는 분들이 있다. 여기에 다주택자가 아니라 1가구 실거주자 위주로 최근에 주택 구매가 이뤄지면서 단타로 파는 사람이 더욱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단타 거래 축소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실제로 대구의 경우 1년 내 거래 비중이 지난해 9월 4.42%에서 8월 3.99%로 큰 차이가 없었다. 부산은 지난해 9월 6.87%에서 8월 1.61%로 줄어든 것과 정반대다.
대구는 8월 기준 1만779가구의 미분양 주택이 남아 여전히 전국 미분양 가구 규모 1위 수준이다. KB부동산 주택종합 매매가격지수 역시 대구는 9월 지수가 전월 대비 하락한 88.781로 나타났다.
김 소장은 “투기가 성행해 집을 무작정 사거나 파는 시기는 아니다”라며 “급하게 팔 사람도 없고, 실수요자가 팔 이유도 없는 만큼 당분간 집값 상승지역을 중심으로 단타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