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무한 한은 국고채 단순매입, 한은 “딱히 말할게 없다”

입력 2023-09-20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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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만기도래 물량 전량 줄어도 28조8100억원 보유, RP 순매각도 크게 줄어든 상황
금리상승+자금사장 악화 등에 채권시장은 학수고대

(한국은행, 이투데이 추정)
(한국은행, 이투데이 추정)

한국은행이 보유한 국고채 일부가 만기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은은 당분간 단순매입을 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복수의 한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고채 단순매입과 관련해) 딱히 말할게 없다.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겠지만 원론적인 입장밖에 말할게 없다”고 말했다.

이는 그러잖아도 상당량의 국고채를 보유중인 한은이 굳이 국고채 단순매입을 통해 국고채를 늘릴 유인이 없어 보이는 것도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재 한은이 단순매입으로 보유한 국고채 물량은 29조5000억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연초 31조7300억원과 견줘 2조2300억원이 줄어든 것이다. 한은이 보유했던 13-2, 18-1, 13-6, 18-6 종목이 각각 3월10일과 9월10일 만기 도래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각각 1조500억원, 2100억원, 8100억원, 1600억원씩 보유했었다. 한은은 올해 말인 12월10일 만기도래하는 20-8종목도 6900억원어치를 보유 중이다.

한은은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를 위한 담보채권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국고채 단순매입을 활용해오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장안정용을 위한 용도로 국고채 단순매입을 활용해왔다. 올해는 단 한차례도 실시하지 않았다. 설령, 올해 만기도래 물량이 전부 빠지더라도 한은은 28조8100억원어치의 국고채를 보유하는 셈이다.

최근 RP 순매각 규모가 크게 줄고 있다는 점도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을 주저하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올들어 현재까지 한은의 RP 순매각 규모는 609조1400억원 정도다. 지난해 1208조4000억원과 견줘보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한편, 채권시장은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서주길 바라는 분위기다. 최근 금리상승과 다량의 은행채 만기 등 상황을 고려할 경우 한은이 일종의 소방수로 나서주길 바라는 것이다. 실제 이날 오전 9시20분 현재 국고채 3년 지표물 23-4종목(2023년 4번째 지표물) 금리는 전일대비 2.7bp 상승한 3.912%에 거래 중이다. 종가마저 3.9%대를 기록한다면 이는 연중 최고치며, 지난해 11월10일 4.033% 이후 10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채권시장의 한 참여자는 “시장금리가 오르고 있고, 자금 상황도 추석과 분기말이 겹친데다 은행채 만기가 많아 상당히 좋지 않다. 벌써부터 RP(레포)금리가 4%가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내일이라도 (한은이) 단순매입을 발표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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