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이라고요? 직무 상담 기회를 한 번이라도 더 잡아야죠.”
19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3 한국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 현장에는 올해도 구름떼처럼 구직자들이 몰렸다. 이번 행사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공동 주최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은 고령화에 따라 지속해서 성장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는 1700조 원으로 반도체 시장의 2.5배에 달한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이날 개회사를 통해 “10년 전 7만여 명이던 제약바이오산업 종사자는 기업체들의 지속적인 고용창출에 힘입어 12만 명을 넘어섰다. 제약바이오산업의 매출 10조 원은 약 13만 개의 연관 일자리를 만들고, 고용 증가율은 국내 산업 전체 평균의 9배에 이른다”라며 제약바이오산업의 위상을 강조했다.
현장에는 제약바이오는 물론 디지털 헬스와 인공지능까지 다양한 분야 60개 기업의 채용부스가 마련됐다. 현직자와의 상담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별 채용부스에는 끼니때를 아랑곳하지 않고 긴 줄이 늘어섰다.
이날 가장 붐비는 부스 중 하나인 롯데바이오로직스 부스 앞에서 만난 한 구직자는 “상담을 위해 40분째 기다리고 있다”라면서 “제약바이오 채용박람회는 처음 왔는데 특정 분야를 정해서 개최한다는 점에서 다른 행사보다 만족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설립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채용박람회에 처음 참가했다.
유한양행 부스에도 박람회 내내 긴 줄이 끊이지 않았다. 실무자급이 아닌 주요 부서 책임자들이 구직자와 직접 상담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유한양행 인사담당자는 “오전에만 150명 이상의 상담을 진행했다”라면서 “직무별로 번호표를 배부했는데 이미 300명이 넘은 직무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올해는 우수 인재를 끌어모으기 위한 각 기업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두드러졌다. 매년 채용박람회에 참여해 온 동아쏘시오그룹은 올해 지난해의 3배인 역대 최대 규모의 채용부스를 차렸다. 그룹 내 주요 계열사인 동아쏘시오홀딩스·동아에스티·동아제약·에스티젠바이오·에스티팜이 동시에 출격, 15명의 인력을 파견해 인재 확보에 나섰다. 현장에서 상담에 지원한 구직자는 박람회 개최 4시간 만에 500명을 넘어섰다.
김지원 동아에스티 인사팀 선임은 “직무에 대해 궁금한 점을 명확하게 질문하는 구직자들이 인상적이었다”라면서 “부족한 역량을 보완하겠단 강한 의지가 드러나 동아쏘시오그룹에 대한 열의가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기업별 채용설명회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두 곳으로 나눠 진행된 채용설명회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휴온스그룹, HK이노엔, 대웅제약, 대원제약, 일동제약, 메디톡스 등 13개 기업이 시간대 별로 회사 현황과 인재상을 전했다.
채용설명회장을 나서던 한 구직자는 “평소 제약바이오산업에 대해 관심이 컸지만 접근할 방법이 막연했는데 현직자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라면서 “다만 채용부스의 경우 일부 기업 쏠림 현상이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라고 밝혔다.
주최 측에 따르면 오후 5시까지 4600여 명의 구직자가 채용박람회 현장을 찾았다.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현장 박람회 외에 12월 31일까지 온라인 전용 채용관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채용관에는 이날까지 500건의 채용공고가 게시됐으며, 70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