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통계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손질이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주간 통계가 무의미하다는 견해가 두드러진다. 계약부터 잔금을 치를 때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부동산 거래의 특성을 고려할 때 주간 단위 가격 공표는 큰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수요자들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에서다.
20일 본지의 취재를 종합하면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주간 단위 통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연구소장은 "매매계약을 체결해도 잔금까지 최소 두세 달, 길면 네다섯 달이 되기도 한다"며 "실거래가나 호가도 그때그때 다른데 매주 실시간 중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단도직입적으로 주간 통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감사원의 부동산원 통계 조작 주장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정책을 자주 내놓으면서 그 효과에 대한 미세조정을 원하는 정책 입안자들의 욕심 때문에 생겨났을 수 있다"며 "통계조작은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도 "부동산 가격은 주간 변동의 의미가 상당히 적어 최소 한 달에서 15주 이상 기간을 둬야 한다"며 주간 통계 폐지론에 힘을 실었다.
그러면서 "실거래가를 반영하면 신뢰도를 어느 정도 높일 수 있지만, 그 안에는 특수관계인 간 거래가 적지 않아 실거래가가 신뢰 확보의 해결책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실거래가를 맹신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표본 수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도 실거래가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의견을 냈다.
최 교수는 "공감이 안 되고 기시감이 떨어지는 부분은 바로잡아야겠지만 실거래가를 무조건 반영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특수거래가 실거래가에 즉각 반영될 수 있기 때문에 실거래가 반영률이 너무 높아서 안 된다"고 설명했다.
주간 통계를 당장 없애기보다 보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있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장은 "문제가 있다고 없애는 것은 정답이 아니고 개선해야 하는 게 맞다"며 "진짜 문제는 정부가 목적을 갖고 표본 수나 조사지역 등을 인위적을 조작하는 것인 만큼 통계를 내는 기관이 독립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보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똑같은 대상에 대해서 복수의 기관의 자료를 비교할 여지가 있고 검토할 측면이 있는 게 좋다고 본다"며 부동산원 주간통계 폐지에 부정적 의견을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