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지표는 최악의 경제 하강기 지나갔음 보여줘”
고정자산투자 주춤…경제 회복 단언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8월 실업률 전월 대비 0.1%p 하락…청년실업률 미발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가운데 8월 지표들이 예상을 웃돌며 반등했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8월 소매판매가 3조7933억 위안(약 693조 원)으로 집계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3%)와 7월 증가폭(2.5%)을 모두 웃도는 것이다.
올해 1~8월 소매판매는 누적으로는 30조2281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7.0% 늘었다. 소매판매는 내수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소매판매 증가는 국내 소비가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8월 산업생산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증가해 시장 전망치(3.9%)와 7월 성적(3.7%)을 웃돌았다. 중국 산업생산은 공장·광산·공공시설 등의 총생산량을 측정한 지표로, 제조업 경기 동향을 반영하며 고용·평균 소득 등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그간 악화일로는 보였던 중국의 경제지표가 8월을 기점으로 개선되면서 일각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가 내놓은 내수 진작 및 소비 촉진 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블룸버그는 “8월 일부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최악의 경제 하강이 지나갔을 수 있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의 딩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아마도 비관론의 정점이 우리 뒤에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일부 변동성이 존재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요인을 고려한다면, 8월 데이터는 경제가 지속적이고 더 깊은 침체를 겪지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한 달의 데이터만으로 지속적인 경제 회복을 가늠하기는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8월의 모든 수치가 좋았던 것은 아니다. 부동산 부문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도 중국 경제의 걸림돌이다.
농촌을 뺀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의 변화를 보여주는 고정자산투자는 8월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하며 시장 전망치(3.3%)를 밑돌았다. 1∼8월 고정자산투자는 전년 동기보다 3.2% 늘며 1~7월 고정자산투자 증가율(3.4%)에 비해 소폭 둔화했다. 부동산 및 인프라 투자가 둔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신규 주택가격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70대 주요 도시 8월 주택 가격 현황에 따르면 4대 일선 도시의 신축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지방 정부들이 인프라 투자를 위한 특별 채권을 발행했음에도 인프라 투가 증가율이 둔화한 것은 천천히 흘러나오는 자금이 성장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8월 실업률은 5.2%로 나타나 전월보다 0.1%포인트(p) 하락했다. 청년실업률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발표되지 않았다. 앞서 6월 발표된 중국 16~24세 청년실업률은 21.3%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시중 유동성 확대를 위해 이날 기준으로 지급준비율을 6개월 만에 0.25%p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인하로 중국 금융권의 가중평균 지준율은 약 7.4% 수준으로 낮아졌다. 또 중장기 유동성 약 5000억 위안이 시중에 풀릴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