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에 재상승 압력 가해진 첫 번째 지표 될 수도”
9월 금리 동결 전망 지배적
연내 한 차례 주가 인상 가능성 여전
연준 위원 경제 전망 주목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13일(현지시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WSJ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3.6%)와 전달 상승률(3.2%)을 모두 웃돈 수치다. 전월 대비 상승률도 7월 0.2%에서 지난달 0.6%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지난달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미국의 물가 상승세를 부채질했다. 휘발유 가격이 한 달 새 10.6%나 뛰었고 유가 상승 여파로 항공료 역시 4.9% 올랐다. PNC파이낸셜서비스그룹 이코노미스트들은 “고유가가 제조비와 수송비를 밀어 올려 수개월에 걸쳐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며 “이번이 물가에 다시 상승 압력이 가해지고 있음을 나타내는 첫 번째 지표가 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직 물가 기조까지 변한 것은 아니다. 극단적인 가격 변동 품목들을 제외하고 산출하는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CPI 상승률은 4.5%, 애틀랜타 연은의 비탄력적 CPI 상승률은 5.3%로 모두 6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은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까지는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가 아니었다는 안도감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9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92%에서 97%로 올랐다.
시장은 금리 결정보다는 이와 함께 공개되는 연준 위원들의 경제 전망에 더 주목하고 있다. 앞서 연준은 6월 회의에서 제시한 올해 말 금리 예상치(중간값)를 기존 5.1%에서 5.6%로 끌어올렸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연 5.25~5.50%인 점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금리 인상은 한 차례 더 남은 셈이다.
연준 내부에서는 일부 물가 둔화 추세와 경기침체 우려를 이유로 금리 인상 중단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도 하다. 다만 대부분 위원은 고물가 추세를 가늠하기 힘든 만큼 긴축 종료 시점을 섣불리 전망하기 어렵다고 보는 입장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추가로 나오는 지표에 달렸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금리 인상에 선택지를 남기면서 긴축 종료 시점을 모색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