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소주용 유리병 값이 오르며 주류 업체의 영업이익에도 악영향을 주고 있다. 엔데믹에도 불구, 치솟은 물가로 인해 단체 모임과 외식 등이 줄면서 주류업계의 위기감은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제병업체들이 지난해 연말 소주 생산업체에 병값 인상을 통보한 이후 올해 2월부터 순차적으로 180원에 납품하던 병값이 220원으로 22.2% 올랐다. 인상된 가격은 지금까지 적용되고 있다.
공용병인 녹색병과 푸른병을 사용하는 이형병 모두 가격이 올랐다. 유리병 외에 병뚜껑 값마저 올라 주류사의 원가 부담은 심화됐다. 그럼에도 최근 주류 업체들은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맞춰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비용은 올랐지만 가격은 그대로니, 주류 업체의 영업이익은 하락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506억1315만 원으로 전년 대비 58% 감소했다. 롯데칠성주류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역시 1184억5701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7% 줄었다. 오비맥주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공개되지 않았다.
롯데칠성주류 관계자는 “영업이익에 악영향을 주는 게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하나가 유리병 가격”이라며 “병값이 오르면 다른 원부자재 가격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다보니 어려움이 생긴다”고 말했다.
상반기에는 병·병뚜껑 가격 상승 외에 주정 가격도 올라 영업이익 악화에 영향을 줬다. 대한주정판매는 소주의 주정(에탄올)을 만드는 원료인 타피오카 전분 가격이 오르자 주정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지난해 주정 가격을 평균 7.8% 인상한 이후 2년 연속 인상에 나선 것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도 “상반기에 가격 인상된 것이 많다보니 기업 경영환경이 어려워진 것은 사실”이라며 “병‧병뚜껑‧주정 가격 다 오르다보니 주류업계는 힘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업체들은 주류 가격을 인상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 부담도 가중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의 기조에 동참한다는 방침”이라며 “가격 인상 계획 등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