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언트가 혁신 항암 신약개발 임상에 속도를 내며 올해 말과 내년 초 개발 중인 신약의 임상 결과를 속속 공개한다. 특히 비용절감을 시행하고 임상시험 진행을 위한 자금 확보에도 나선다.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는 14일서울 여의도 KB증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현재 바이오텍 가치 판단의 변곡점 구간에 진입했다. 앞으로의 상황은 고무적일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이어 남 대표는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의 진행 상황 등을 소개했다. 남 대표에 따르면 세포주기조절인자(CDK7) 표적 항암제 ‘Q901’의 경우, 10월 유럽 암학회(ESMO)에서 임상 1/2상 디자인이 공개된다. 또 내년 초 암학회에서 Q901의 효능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2월 미국에서 Q901 단독 임상 1/2상을 시작하고, 6월 한국에서도 임상을 승인받아 환자 투약을 진행하고 있다.
남 대표는 “임상 2상에서는 유방암, 췌장암, 소세포성폐암 등 세 질환에 집중해 진행할 예정”이라며 “키트루다와의 병용 임상도 진행할 계획이지만 적응증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Q901 임상 1상에서 최저용량으로도 말기 췌장암 환자에게 효능이 있음을 확인했다. 약 개발조차 많이 되지 않는 항암제의 무덤이라 불리는 ‘췌장암’에서 효능을 확인했다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면역항암제 Q702(아드릭세티닙)의 임상 1상 용량 시험은 완료했고, 11월 미국 항암면역학회(STIC)에서 임상 결과가 발표된다.
남 대표는 “Q702와 키트루다 병용 임상도 진행할 계획”이라며 “메이요클리닉, MD앤더슨암센터 등 세계적 수준의 항암 연구병원과 공동 연구 제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진단회사에서 협업을 요청하기도 했다. 기술이전 등의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큐리언트는 올해 2월 TB얼라이언스(The Global Alliance for TB Drug Development, Inc)와 다제내성결핵치료제 텔라세벡(Telacebec)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텔라세벡은 결핵균의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는 Cytochrome bc1 복합체를 막아 결핵균의 성장을 억제하는 기전의 ‘First-in-class’ 신약 후보물질이다.
TB얼라이언스는 결핵치료제를 연구, 개발, 공급하기 위해 2000년 미국 뉴욕에 설립된 결핵치료제 개발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비롯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네덜란드, 대한민국 등 선진국 정부의 지원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비영리 기관이다.
남 대표는 “TB얼라이언스가 결핵 신약을 개발하는 기구로 임상을 포기할 리 없다”며 “임상적인 리스크, 비즈니스적인 리스크 모두 없다고 볼 수 있다. 2024년 임상 계획을 세우면 2025~2026년 내 허가될 가능성이 있다. 허가되면 최소 1억 달러 이상으로 거래되는 신약허가우선심사권(PRV)을 받게 된다. 텔라세벡과 Q901, Q702 등의 포트폴리오가 각자의 리스크를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어 남 대표는 “바이오 회사의 가치 변곡 사이클과 유사한 길을 걷고 있다”며 “효능이 나올 때부터 가치판단 변곡점에 진입하게 된다. 신약후보물질 발굴이나 전임상에서는 가치를 알 수 없다. 텔라세벡 효능을 확인해 TB얼라이언스에 기술이전을 완료했고, 항암제의 효능도 점차 확인되면서 가치 변곡점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개발 중인 항암제의 기전이 글로벌 신약 개발 트렌드와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며 “결핵치료제의 수익 확보를 기반으로 혁신 항암제 개발을 통한 가치를 견인하겠다. 우리의 노력이 가치로 반영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큐리언트는 2016년 기술특례 상장 제도를 통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후 흑자를 내지 못했고, 작년부터는 순손실 규모가 자기자본의 50%가 넘는 처지에 놓여 관리종목에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큐리언트는 비용절감 및 자본확충이란 두 가지 자구책 이행을 예고했다. 올해 하반기 강도 높은 비용 절감을 시행하고, 임상 진행을 위한 자금 확보 계획도 세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