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업계가 추석 선물로 고가 주류 제품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GS25는 판매가 1억 원인 위스키를 추석선물세트로 선보였고 CU‧이마트24 등 업체들도 고가 주류로 명절 선물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12일 GS리테일에 따르면 편의점 GS25는 올해 추석 선물세트 주류 제품 수가 지난해보다 약 20% 늘었다. 관련 매출도 작년 대비 69% 늘었다. 다른 편의점도 마찬가지다. CU의 주류 추석 선물세트 수는 작년보다 20%, 매출은 16.2%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제품 수를 작년 보다 8.1% 늘렸고, 매출이 33.3% 증가했다. 이마트24는 작년 대비 제품 수를 21% 늘렸고, 매출도 26% 높아졌다. 편의점 4사의 주류 매출 집계는 지난해 추석 30일 전부터 20일 전까지 기간을 기준으로 삼았다.
추석 선물세트 중 대세는 고가의 위스키다. GS25는 판매가 1억 원인 고든앤맥페일의 72년 된 싱글몰트 위스키를 선물세트로 선보였다. 다만, 해당 상품은 현재까지 판매되지는 않고 있다.
CU도 영국 훈장을 받은 위스키 마스터 디스틸러 데니스 말콤이 60년 경력을 기념해 360병만 한정 제작한 ‘글렌그란트 60년산’을 편의점업계에서 단독 판매하고 있다. 판매가가 3400만 원인 이 위스키는 오롤로소 셰리 캐스크에서 약 61년 1개월 숙성된 후 2021년 데니스 말콤이 직접 병입했다.
편의점 4사는 이번 추석에 앞서 위스키 선물세트 수도 대폭 늘렸고, 그에 따른 매출도 급증세다. GS25의 위스키 선물세트 수는 전년보다 50% 늘렸고, 매출은 무려 121.6% 증가했다. CU도 작년 대비 위스키 선물세트 상품 수를 25% 늘렸고, 매출도 21.5% 늘었다. 세븐일레븐도 상품 수를 전년보다 33.3% 늘렸고, 매출도 30% 늘었다. 이마트24도 전년보다 86% 많이 상품 수를 갖췄고, 매출은 33% 증가했다.
이미 대형마트에서는 위스키가 대세 주류 세트로 안착했다. 와인과 함께 주류 추석 선물 ‘투톱’에 이름을 올린 것. 이마트에 따르면 명절 위스키세트 매출이 2020년 추석부터 매번 두 자릿수의 신장률을 이어가며 와인세트 매출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실제로 위스키 소비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위스키 수입 중량은 1만9878t(톤)에 달한다.
유통가에서는 접근성이 대형마트보다 훨씬 좋은 편의점이 위스키‧와인 등의 주요 구매처로 자리잡으면서 추석 선물세트 매출도 좋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편의점 A사 관계자는 “주류에서 위스키가 차지하는 판매 비중이 확실히 높아졌다”며 “온라인에서도 판매가 되지만 점포에서 책자를 보고 위스키 추석 선물세트를 구매하는 중장년층도 많다”고 설명했다.
편의점 B사 관계자는 “편의점은 추석 선물세트를 사기 위해 멀리 백화점이나 대형마트까지 가기 어려운 사람들이 주고객”이라며 “이동시간을 내기 어려운 사람과 편의점을 자주 이용하는 고객 대가 겹치는데, 이들이 최근 위스키를 좋아하고 추석 선물도 본인이 선호하는 것으로 사기 때문에 주류 매출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는 국내 소비자의 위스키 사랑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봤다. 편의점 C사 관계자는 “위스키는 다른 음료와 섞어 낮은 도수로 마실 수도 있고 그 자체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가 있어 인기가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추석 이후 설 명절에도 상품군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