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는 줄어드는데 생산량이 늘어 고전을 면치 못하던 산지 쌀값이 20만 원(80Kg 한 가마니 기준)을 넘어섰다. 올해 쌀 재배면적도 줄어들면서 수확기 전까지는 쌀값이 더욱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이달 5일 기준 전국 산지 쌀값은 20㎏이 단순평균으로 5만172원을 기록했다. 이를 80㎏으로 환산하면 20만 688원이 된다. 단순평균은 조사 대상업체 쌀값을 모두 더해 업체 수로 나눈 것이다.
비추정 평균(쌀의 유통량에 가중치를 적용해 가격을 산정하는 방식)으로는 20㎏이 4만9851원으로 20만 원에 조금 못 미친다. 통계청은 지난해 10월부터 쌀값이 과다하게 계상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비추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비추정 방식으로 산정한 산지 쌀값 가격도 지난달 25일 4만9245원에서 10일 사이 1.2%가 올랐다.
산지 쌀값이 20만 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3월 단순 평균으로 20만512원을 기록한 뒤 1년 6개월 만이다. 이후 쌀값은 하락세로 접어들어 고전을 면치 못했고, 지난해 수확기 전인 9월 25일에는 16만1572원까지 떨어졌다.
생산 과잉에 따른 쌀값 폭락이 이어지면서 남는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한다는 양곡관리법 개정안에도 불이 붙었다. 대통령 거부권으로 이를 저지했고, 농식품부도 수확기 쌀값을 20만 원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약속했지만 이후 쌀값과 관련한 법안들도 줄줄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올해 5월부터 쌀값은 오르기 시작했다. 정부는 시장의 쌀을 거둬들이기 위해 역대 최고 물량을 비축했고, 지난달 말부터 40만 톤의 공공비축미 매입도 추진해 시장의 재고를 줄이고 있다. 전략작물직불제 등 타작물 장려 정책도 시행됐다.
이에 실제로 쌀 수확량도 전년보다 줄어들고, 특히 쌀 재배면적은 전년 72만7052㏊에서 70만8041㏊로 크게 줄어들면서 역대 최소 면적을 기록했다. 이에 10월부터 시작인 수확기까지 쌀값은 더욱 오를 전망이다. 신곡이 나와도 수확기 쌀값이 떨어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아직 올해 작황 변수가 있어 너무 좋으면 가격이 내려갈 수 있지만 이달까지는 유지가 될 것"이라며 "다만 지난해와 같은 가격 하락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