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자] ‘레인보우 칼라’ 인재가 온다

입력 2023-09-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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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그것도 이미 예고된 위기에 속수무책인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저출생’이라는 위기이다. 정부수립 이후 72년 만에 처음으로 총인구가 감소한 데 이어 소비와 노동 감소, 잠재성장률 하락 등 연쇄적인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 30여 년 전에 예고된 경고에도 불구하고,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위기가 더 앞당겨지는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출생률을 높이는 정책이 오히려 시대적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조차 떠오르게 한다. 시대에 뒤떨어진 오래된 관습, 사고방식에서 나온 정책의 연장은 아닐까? 정작 결혼과 출산을 하는 당사자인 20, 30대가 생각하고 원하는 것과 동떨어진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에서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이 들게 한다.

다양한 삶 즐기는 N잡러들 늘어나

저출생의 원인으로는 결혼과 육아에 따른 비용 부담의 증가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수십 년 전에 강화했어야 할 사회안전망을 도외시하면서 각자 알아서 해결하도록 한 국가 정책의 실패에 있다. 세금을 올리면 선거에 진다는 무책임한 정치권과 세금은 안 내는 것이 좋다는 후진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회 분위기가 결국 이런 위기를 자초했다고 본다. 그러나 여전히 저출생 대책에는 이런 자성이 없다.

저출생으로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위기이지만 세금을 올려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은 현재 나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게 결혼하고 자녀를 가지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저출생 위기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것은 욕심이라는 자성이 필요하다.

저출생의 대책이 하나일 수 없다. 그동안 도외시한 젊은 세대가 원하는 삶을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젊은 인재들이 원하는 삶을 지원하면서 자연스럽게 저출생의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다.

최근에 나타나는 젊은 세대의 특징은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면서 다양한 삶을 사는 것이다. 많은 젊은 세대가 부업을 비롯하여 여러가지 직업을 갖는 것이 특징이다. 높은 청년 실업률과 좋은 직장을 잡기 어려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부업을 하는 N잡러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MZ세대(1980~2000년대생) 가운데 상당수가 N잡에 적극적 관심을 보이고 있고, 20% 정도가 실제 N잡러인 것으로 조사됐다. N잡러 중 상당수는 SNS에서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재능마켓 플랫폼과 배달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N잡의 주된 목적은 수입으로 ‘생활비 충당’보다 ‘미래를 위한 투자’다.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미래를 위한 투자에 시간을 쪼개서 일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존 직업의 정의에서 벗어나는 다양한 경제활동이 청년층에서 늘어나고 있다. 또 다른 현상은 소셜미디어 등에서 다른 캐릭터로 활동하는 부캐들도 증가하고 있다. 무엇이 주 직업인지를 모르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동시에 하는 인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젊은 인재를 ‘레인보우 칼라’ 인재라고 한다. 직장인이면서 동시에 소셜 크리에이터, 환경보호 운동가, 저술가, 강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청년세대가 이들이다.

좋아하는 일 하며 행복·자아실현 추구

평생고용이 사라지고, 스마트 기술의 발전으로 일자리 형태가 다양해지고, 일과 여가 시간 활용의 유연성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레인보우 칼라의 등장은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행복과 자아실현을 추구하고, 사회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인재를 지원하는 것이 사회가 할 일이다. 1인 다역을 하는 레인보우 칼라 인재가 사회에 많아지면 사회도 더 생산적이고 활기차고 건강해질 것이다. 저출생의 위기를 걱정하기 전에 이러한 레인보우 칼라 인재를 지원해 젊은 세대를 행복하게 하면 미래는 자연스럽게 희망적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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