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애리조나 공장 가동 1년 지연 양산 늦어
삼성 테일러 공장 건설 순항…美 4나노 먼저 생산
5년 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1위인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 달성에 긍정적인 신호들이 나오고 있다.
6일 대만의 반도체 시장조사기업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파운드리 세계 시장 점유율은 11.7%로 두 자릿수를 회복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분기별 10% 중반대 시장점유율을 유지해오다 올해 1분기 9.9%로 떨어졌다.
올해 2분기 TSMC의 시장점유율은 1분기 60.2%보다 하락한 56.4%를 기록했다.
1분기 50.3%포인트(p)까지 벌어졌던 삼성전자와 TSMC의 시장점유율 격차는 2분기 44.7%p로 줄었다.
파운드리 최대 격전지가 될 미국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의 우세가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TSMC는 미국 반도체지원법(칩스법)에 대비하는 등 현지화 전략에 따라 각각 텍사스 테일러, 애리조나 피닉스에 대규모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애초 TSMC가 삼성전자보다 먼저 착공한 만큼 양산 속도도 빠를 것으로 예상됐다. TSMC는 내년부터 피닉스 공장 1기 공정 시설에서 4~5나노(1㎚=10억 분의 1m)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최근 숙련인력 부족 문제 등으로 첫 가동이 2025년으로 미뤄졌다. 2026년 2기 공정에서 3나노 제품을 생산하려던 로드맵도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은 계획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내년 하반기부터 이곳에서 4나노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공장이 가동되면 삼성전자는 성능과 에너지효율이 좋은 4나노 이하 최첨단 경쟁에서 TSMC를 앞서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전날 오후 서울대 특강에서 “경쟁사가 우리보다 먼저 (공장 건설을) 시작했는데 최근에 연기를 발표했다”며 “우리 직원들은 삼성 오스틴에서부터 쌓아온 노하우를 가지고 홈 경기를 하고 있고, 경쟁사는 어웨이 경기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해 마음에 와 닿았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 7월에는 허허벌판이었는데 공장 건물이 많이 완공됐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삼성전자의 테일러 공장이 TSMC와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는 거점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운드리는 최선단 공정의 제품을 얼마나 빨리, 안정적으로 생산하느냐가 핵심 경쟁력”이라며 “테일러 공장이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1등 목표를 이루는 데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