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위기 진원지’ 비구이위안, 디폴트 한걸음 더…상반기 사상 최대 9조원 적자

입력 2023-08-3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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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39% 증가에도 손실 눈덩이처럼 불어나
“재무 실적이 계속 악화하면 디폴트 초래할 수도”
시진핑 사교육·부동산 규제 직격탄

▲사진은 중국 윈난성 쿤밍에 있는 비구이위안 아파트 건설 현장에 근로자들이 보인다. 쿤밍(중국)/로이터연합뉴스
▲사진은 중국 윈난성 쿤밍에 있는 비구이위안 아파트 건설 현장에 근로자들이 보인다. 쿤밍(중국)/로이터연합뉴스
최근 중국 부동산 위기의 진원지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영문명 컨트리가든)이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이달 초 이자 상환에 실패한 상황에서 막대한 손실까지 기록하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은 한층 더 커지게 됐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올해 상반기 순손실이 489억 위안(약 8조8700억 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6억1200만 위안 순이익에서 적자 전환한 것은 물론 그 규모는 역대 최대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9% 증가한 2260억 위안을 기록했지만, 주택 판매 감소와 가격 하락, 프로젝트 진행 중인 부동산과 금융 자산에 대한 손실이 늘어나면서 막대한 적자를 냈다.

비구이위안은 “그룹의 유동성은 판매,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전례 없는 압박을 받고 있다”며 “재무 실적이 계속 악화하면 채무 상환 의무를 이행할 수 없으며, 이는 디폴트라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비구이위안은 몇 주 안으로 줄줄이 돌아오는 채권 만기에 직면한 상황이다. 회사가 막아야 할 채권 총액은 157억200만 위안에 달하며, 다음 달 초 39억 위안짜리 채권을 시작으로 10월, 연말, 내년 초까지 만기가 줄줄이 이어진다. 7일 지급하지 못한 달러 채권 2종 이자(2250만 달러)에 대해서는 30일의 유예기간이 주어졌으나 이 유예기간 시한도 9월 초다.

비구이위안이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하며 경제에 뇌관이 된 것은 회사 자체의 무리한 경영과 함께 중국 지도부의 정책 변경도 한몫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장쑤성 전장시에 있는 아파트 단지 위로 ‘비구이위안’ 회사 간판이 보인다. 전장(중국)/AFP연합뉴스
▲중국 장쑤성 전장시에 있는 아파트 단지 위로 ‘비구이위안’ 회사 간판이 보인다. 전장(중국)/AFP연합뉴스
비구이위안은 주택단지에 명문 학교나 국제학교를 유치해 학구열이 높은 부모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는 전략으로 성장해왔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17년에는 학교와 유치원을 운영하는 계열사 ‘브라이트 스칼라 에듀케이션그룹’을 미국 증시에 상장해 교육사업을 부동산과 함께 성장 축으로 삼았다.

하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부동산 과열을 막기 위한 억제 정책은 물론 사교육 규제도 강화하면서 직격탄을 맞게 됐다.

비구이위안은 부동산 위기를 처음으로 촉발한 헝다그룹보다 프로젝트 규모 면에서 4배나 커서 디폴트가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비구이위안은 채권 만기를 연장하기 위해 채권자 및 은행과 계속 협상하고 있다. 홍콩증시에서 2억7000만 홍콩달러(약 455억 원) 규모 유상증자에도 나설 계획이다.

하지만 칼 챈 JP모건체이스 애널리스트는 “공식적인 디폴트가 있든 없든, 비구이위안은 더는 성장할 수 없으며 존속 기업으로서의 능력에 회의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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