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10곳 중 8곳은 최근 중국경제 불안에 이미 영향을 받고 있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경제 부진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최근 중국경제 동향과 우리 기업의 영향’ 자료를 통해 중국경제 부진이 심화하며 하반기 실적 반등을 노리는 우리 기업들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는 중국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불안 요인으로 △부동산시장의 금융 불안 △내수 소비 위축 △산업생산 및 수출 둔화 등을 꼽았다.
중국 경기 둔화에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영향을 받거나 받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의가 대(對)중국 수출기업 302곳을 대상으로 중국 경기상황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한 결과 32.4%는 ‘이미 매출 등 실적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답했다. 50.3%는 ‘장기화 시 우려’라고 답했다.
경영실적의 어떤 부문에 대해 영향을 받는지에 묻는 질문에 응답 기업의 42.7%는 ‘중국 내 소비재 판매 감소’를 꼽았다. 이어 ‘부품, 소재 등 중간재 판매 감소’(32.7%), ‘현지법인 실적 악화’(16.6%) 순으로 응답했다.
가장 우려되는 중국경제의 불안 요인으로는 ‘중국 내 소비침체’(33.7%), ‘산업생산 부진’(26.7%) 등 중국 내부 경기상황 악화를 꼽았다. 이어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20%), ‘통관절차·무역장벽 강화’(19.6%) 등 대외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중국 시장에서의 연초 목표 대비 현재까지 경영실적에 대해서는 과반이 넘는 기업이 ‘목표대비 저조’(37.7%) 또는 ‘매우 저조’(14.7%)라고 응답했다. 목표 수준을 달성했다고 답한 기업은 45%였다. ‘초과달성’(2.3%) 혹은 ‘크게 초과 달성’(0.3%)이라 응답한 기업은 2.6%에 그쳤다.
중국경제 전망에 대해 기업들의 79.0%가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 원인으로 ‘산업생산 부진’(54.5%), ‘소비 둔화 추세’(43.0%)를 꼽았다.
중국경제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전략으로는 △제3국으로 판로 다변화(29.7%) △생산시설 제3국 이전(6.3%)과 같은 탈중국 전략과 △중국 시장에서 품목 다변화(18.7%) △가격경쟁력 강화(20.0%) 같은 중국 집중 전략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대응 방안이 없다는 답변도 25.0%로 나타났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중국 경기 부진의 원인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과 같은 장기적 구조조정의 과정이라는 관측도 있어서 긴 호흡으로 대응 방안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중국 시장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판로나 생산기지를 다각화하거나 확실한 경쟁우위를 갖는 초격차 기술혁신 전략 등 기업 상황에 맞는 다양한 옵션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