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준비했고 (생성형 AI가) 너무 자신 있는 전략과 상품, 서비스, 기술이라서 그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습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24일 서울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단23 컨퍼런스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먼저 한 발언이다.
검정 자켓에 아이보리 슬랙스를 착용한 최 대표는 이날 자신감에 넘치는 모습으로 컨퍼런스장에 등장했다. 최 대표는 검색, 모바일전환, 이커머스와 소셜 서비스가 등장한 3번의 IT 격변기에서 빅테크와 경쟁에서 결국 살아남은 승자는 네이버였다는 점을 강조하며 챗GPT가 촉발한 제 4의 전환기에도 네이버의 성공 방정식으로 안방을 사수하며 시장을 주도하겠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최 대표는 “PC 시대, 모바일시대, 검색 상거래 시장에서 사용자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싸움이 있었고 지금 생성형 AI 시대도 마찬가지다. 비즈니스 파트너의 선택을 받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며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늘 경쟁 상대는 바뀌었지만 그들은 글로벌 거인이었다. 네이버는 경쟁력을 바탕으로 그럼에도 반드시 이겨야할 분야는 승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서비스와 파트너가 서로 연결돼 성장을 이끌고 다시 플랫폼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위닝루프 구조가 오늘날 네이버를 있게 한 성공 방정식이다. 이 방정식이 AI 시대에서도 통할 것이고 생태계 성장을 가속화하고 경쟁력을 갖춰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대표가 이날 컨퍼런스와 기자간담회에서 유독 많이 사용한 단어는 ‘자신감’과 ‘경쟁력’이었다. 최 대표의 근거 있는 자신감은 AI에 진심인 네이버의 사업 전략에서 엿볼 수 있었다.
최 대표는 “지난 5년간 AI 분야에만 1조원 이상 투자했다”며 “생성형 AI라는 단어가 대두되기 이전부터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조직을 꾸려 대규모 언어모델 개발에 착수해 하이퍼클로바 개발에 성공했다”며 “AI 시대에도 네이버의 가치와 경쟁력을 증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더 큰 성장 만들겠다”고 했다.
최 대표는 지난해 취임 당시 5년 내에 네이버의 글로벌 월간활성이용자(MAU) 10억 명, 라인 제외 매출 15조 원, 라인 포함 글로벌 매출 비중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매출이나 사용자수는 예상한 추이대로 가고 있고 웹툽이나 일본에서 잘하고 있는 네이버웍스, 작년에 인수한 포시마크 등 글로벌 플랫폼이 네이버와 결합해 잘 성장하고 있다. (제시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고 달성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실제 네이버는 글로벌 경기 악화와 광고시장 침체에도 최 대표 취임 이후 머신러닝을 활용한 상품 고도화로 매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2분기에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이같은 성장 흐름을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바탕으로 지속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최근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온플법)에 대한 반대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국경을 넘어서 벌어지는 AI 패권 경쟁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사전규제 보다는 자율규제가 적합하기 때문이다. 그는 “시장에서 네이버와 경쟁해야하는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이기 때문에 사전규제보다 자율규제로 전략적인 틀을 잡아주고 혁신을 유발하는 등 창의성 강조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이버가 한국 사회에서 갖고 있는 무게와 책임감을 잘 알고 있다. 끼워팔기, 자사 우대에 대해 엄격하게 바라보고 감당할 수 있는 서비스만 출시하겠단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