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안에 10조 원 규모의 매출, 5조 원의 영업이익.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어렵지만 이를 가능하게 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 약속합니다.”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의 서범석 대표는 24일 서울 강남구 루닛 본사에서 창립 10주년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루닛은 기존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AI 솔루션 개발사업을 진행 중이다. 서 대표는 “최근 10~20년 동안 암의 5년 생존율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며 “많은 서브타입의 암을 잘게 쪼개서 각각 진단과 치료를 하는 정밀의료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체적인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의료 빅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AI 플랫폼 개발사업에 새롭게 진출한다”고 밝혔다.
루닛에 따르면 현재 개발 중인 AI 플랫폼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자동화된 AI모델을 통해 학습함으로써, 암 진단과 치료 예측 정확도를 크게 향상시킬 전망이다. 따라서 보다 빨리 암을 발견하고, 맞춤형 정밀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루닛은 AI가 스스로 진단하는 ‘자율형 AI’ 제품 개발에 착수한다. 루닛은 향후 AI의 판독정확도가 100%에 가까워 자율형 AI가 독립적으로 영상을 판독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관련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나의 의료영상으로 온몸에 존재하는 모든 암 검진이 가능한 ‘전신 MRI’ 개발도 추진한다. 루닛은 전신 MRI(자기공명영상)가 기존 영상진단 방식에 비해 높은 검출률과 낮은 위양성률(실제는 음성인데 양성으로 잘못 판정됨)을 보이고 있고, 방사선 노출 위험도 없어 암 검진을 위한 넥스트 솔루션이 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발병률이 높은 5대 암 외에 다른 암종에 대해서는 검진이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할 때 MRI와 AI의 결합을 통해 현재 검진 시스템에서 발견하지 못하는 암종을 검진 체계로 편입해 모든 암을 조기에 발견한다는 전략이다.
루닛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의 활용도도 확장할 계획이다. 기존 3세대 항암제인 면역항암제 대상의 바이오마커 개발에 집중해왔다면, 향후 4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로 범위를 넓혀 나갈 방침이다.
또 루닛 스코프를 기반으로 신약후보 물질을 발굴함으로써 신약개발기업으로의 변모도 꾀한다. 루닛은 유망한 신약개발 후보물질에 루닛 스코프를 적용해 긍정적 결과가 도출되면 이에 대한 기술 이전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후 직접 개발해 상업화하거나 대형 제약사에 기술수출 방식으로 비즈니스모델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서 대표는 “의료 AI 플랫폼을 잘 형성하면 사업 유형이 다양해질 것이다. 데이터를 통합해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제약사, 보험사 등에 데이터를 판매할 수도 있다”며 “잘하는 AI 기업과의 협업, 인수합병 등도 고려할 계획이다. 우리의 미션을 이루기 위해선 나 혼자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우리는 뭘 해도 세계 최고였다”며 “주가 흐름도 긍정적이라 앞서 말한 전략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 암을 정복하는 데 있어 세계의 중심이 될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승욱 루닛 의장은 “앞으로 루닛의 미래는 밝다”며 “AI로 암을 정복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암 생존율을 높이고 암 케어 비용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겠다. 암 정복 여정은 아직 극 초기 단계다. 할 일이 많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