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들의 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소폭 하락했다. 앞으로 1년간 물가 상승 전망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전달과 같았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 상황에 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3.1로 전월 대비 0.1포인트(p) 하락했다.
여전히 석 달째 100을 상회하며 장기평균치(2003∼2022년)보다 소비 심리가 낙관적으로 조사됐지만, 지수 수준은 6개월 만에 소폭 하락하며 상승세가 주춤했다. 물가 상승세 둔화 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체감물가, 수출개선 기대 약화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최근 경기 전망이 상승하고 있었는데, 중국발 리스크와 반도체 수출 회복 지연 등의 영향으로 경기 관련 지수가 내려갔다"며 "소비지출전망 역시 체감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 여력이 둔화되며 상승세가 주춤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했음에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3%로 전월과 같았다.
이에 대해 황 팀장은 "전체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둔화된게 맞는데, 집중호우와 폭염 등으로 농산물 가격이 오른 데다 석유류 가격도 올라서 소비자 체감 물가는 여전히 높다"며 "외식 가공식품 체감물가도 높은 수준이 지속됐고,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 예고도 있어서 기대인플레가 더 하락하지 않고 전월 수준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에 대한 체감상승률을 뜻하는 물가인식은 4.2%로 지난달보다 0.1%p 내렸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66.2%), 농축수산물(41.5%), 석유류제품(34.8%) 순이었다. 전월보다는 석유류제품(+17.2%p)의 응답 비중이 증가한 반면, 공공요금(-9.7%p), 개인 서비스(-7.4%p) 비중은 감소했다.
금리 수준 전망은 주요국의 금리 인상 지속, 대출금리 상승 등 시중금리 상승세의 영향으로 6p 상승했다.
주택가격전망은 전국 주택 거래량이 증가하고 매매가격도 상승 반전하는 등 주택시장 회복 기대감으로 5p 올랐다.
물가 수준 전망은 소비자물가 상승세 둔화에도 가공식품·외식 서비스 등의 체감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는 데다, 국제유가 및 농산물가격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으로 3p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