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8월 임시회 문을 열자마자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으로 화두에 오른 교권 침해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17일 국회 교육위원회는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교권 회복 관련 법안 심사에 돌입했고, 여야는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 1차 회의를 열고 빠른 대안 마련을 위한 협력을 공언했다.
이날 오후 3시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 소위에는 교권 회복 관련 법안 30여 건과 4건의 청원이 상정됐다.
이중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13건으로 교사들을 향한 무분별한 고소‧고발과 악의성 민원 등으로부터 교사들을 보호하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서 고의, 중대 과실이 없는 한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하는 등의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도 8건이 상정됐다.
다만 이날 소위는 상정된 법안들을 1차적으로 훑어보는 차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교육계에서 신속한 대안 마련을 촉구하고 있는 만큼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라도 우선 법안들 간 공통분모를 찾아 이견이 없는 안들을 빠르게 처리하고, 쟁점이 있는 부분은 추가 논의를 통해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특히 학교생활기록부 또는 별도 자료로 교권 침해 조치 사항(징계)을 기재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의 경우 여야 간 이견이 큰 만큼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또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를 아동학대로 보지 않도록 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여당 위원들은 교사들에게 아동학대와 관련해 ‘면책권’을 주자는 입장이지만, 야당 측에서는 면책권을 못 박기보다는 문제가 된 행위가 정당한 생활지도인지, 아동학대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실효적인 과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딪히고 있다.
그럼에도 이날 여야 위원들 모두 합의된 법안은 빨리 통과시키고, 쟁점에 있어서도 대안 마련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만큼 법안 처리에 속도가 붙을 가능성도 크다.
소위 전에는 교권회복 및 보호 입법화 지원을 위한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 1차 회의가 열렸다. 회의에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과 김철민 교육위원장, 이태규 교육위 여당 간사, 김영호 교육위 민주당 간사 그리고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여야와 교육부, 시도교육청은 교원의 정상적인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 마련과 입법 과제의 조속한 처리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며 “교권 회복·보호 방안을 조속히 마련한다는 데에 합의하고 다음 사항을 우선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4자 협의체는 회의 후 발표한 ‘교권보호 합의문’에서도 ‘교권과 학생 인권이 균형을 이뤄 상호 존중될 수 있게 노력’,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철저히 보호’, ‘교육활동 침해에 따른 피해 교원 보호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안 마련’, ‘신속한 법안 논의를 위한 여야 간사 중심 협의 진행’ 등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