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유명 뮤지컬 '시스터 액트' 만든다… “아시아 투어까지 사업 확장”

유명 뮤지컬 ‘시스터 액트’ 영어 공연권 따온 EMK뮤지컬컴퍼니

‘햄릿’, ‘레베카’ 로버트 요한슨 연출로 2023~2024년 국내 공연
한국ㆍ외국 배우 섞어 캐스팅…2025~2026년 아시아 투어까지
김지원 EMK 대표 “북미ㆍ호주 제작사 넘어 한국선 우리가 최초“

▲ 14일 오전 서울 강남 EMK 뮤지컬컴퍼니 사옥에서 열린 '시스터 액트'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김지원(왼쪽) 프로듀서와 로버트 요한슨 연출가. (사진 제공 = EMK뮤지컬컴퍼니)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흥행하며 세계적으로 600만 명 이상 관람한 유명 뮤지컬 '시스터 액트'가 올 11월 국내 공연을 앞둔 가운데, 해외 공연팀을 초청하는 ‘내한’ 형식이 아닌 국내 뮤지컬공연 기획사 EMK뮤지컬컴퍼니(이하 EMK)가 직접 프로덕션을 주도하는 방식으로 관객을 만난다.

14 오전 서울 강남 EMK 사옥에서 ‘시스터 액트’ 제작 미디어데이를 연 김지원 EMK 프로듀서는 “‘시스터 액트’ 원작자를 설득하는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영어 공연권을 가져오게 됐다”면서 “2023~2024년 서울을 포함한 15개 도시에서 공연하고 2025~2026년 동안 아시아 투어를 나가겠다는 장기 플랜을 세웠다”고 밝혔다.

해외 공연팀 초청이 아닌 자체 제작에 공을 들인 건 ‘비용’과 ‘품질’ 문제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 프로듀서는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엔드에서 공연한 배우나 팀이 그대로 해외 투어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북미 전역을 돌아다니기 위한 투어를 위해 캐스팅과 제작이 다시 이루어지고, 이후 아시아나 중동 투어등 다른 지역으로 가게 되면서 그에 맞는 캐스팅과 제작이 또 한 번 이루어지는 만큼 우리는 ‘대행의 대대행’으로 완성된 ‘세컨드 클래스’ 공연을 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동안 ‘세컨드 클래스’ 공연은 주로 북미나 호주 제작사가 만들어왔는데 비용이 말도 못 하게 비싸고 때로는 품질이 빈약하기도 했다”면서 “앞으로는 ’웃는 남자’, ‘마타하리’, ‘엑스칼리버’ 등을 만들면서 자체 제작 능력을 확보하고 검증해 온 EMK가 직접 영어 공연권을 확보해 콘텐츠를 만들고 역으로 아시아 수출까지 해보자는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시스터 액트’는 1992년 개봉한 우피 골드버그 주연의 뮤지컬 영화로 큰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다. 종교에 헌신하던 수녀님들이 세속적인 밤무대 가수 들로리스(우피 골드버그)와 음악으로 우정을 쌓는 여정이 전 세계 관객의 큰 지지를 끌어냈고, ‘I will follow him’처럼 오래도록 회자되는 대표곡을 남기면서 국내 관객에게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뮤지컬 버전은 당시 주연배우였던 우피 골드버그가 2006년 직접 제작에 나서면서 태동했다. 피터 슈나이더 감독이 연출을 맡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초연한 뒤로 2009년 영국 웨스트엔드에 진출하고 2011년 뉴욕 브로드웨이까지 확장하면서 승승장구했다.

‘시스터 액트’는 2007년 국내에서도 공연된 바 있다. 다만 웨스트엔드나 브로드웨이 공연팀이 아닌 대행 제작사의 ‘세컨드 클래스’ 공연이 성사된 것이다.

당시 내한 공연을 성사시킨 것도 EMK였다. 김 프로듀서는 “그때는 우리 돈을 들여 조명을 하나 더 다는 것까지도 하나하나 허락을 받아야 했다”면서 “작품 퀄리티를 끌어올리기 위해 해당 투어를 만든 제작사와 엄청 많은 논쟁을 벌여야만 했다”고 어려움을 전했다.

그는 “’시스터 액트’가 한국의 뮤지컬 제작 노하우를 해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북미나 호주 기반) 투어 팀 스태프나 세트 장비가 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을 오가는 데 드는 항공료나 운송비가 절감되는 만큼 사업적인 강점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EMK의 ‘시스터 액트’는 이미 지난 4~5월 오디션을 거쳐 한국인 배우 6명과 외국인 배우 다수를 캐스팅한 상황이다.

9월부터 부산에서 6주간의 리허설을 진행하고, 11월 22일 서울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15개 도시에서 공연을 이어간 뒤 2025~2026년 사이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6~7개국 투어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자리에 함께한 ‘시스터 액트’ 연출가 로버트 요한슨은 “한국의 K팝이나 올림픽이 외국에 성공적으로 알려진 데 비해 뮤지컬은 그렇지 않다”면서 “’시스터 액트’ 제작을 통해 한국과 미국 배우가 협업하고 서로의 강점을 잘 배우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