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 증가 폭이 전년대비 20만 명대로 뚝 떨어지며 29개월 만에 최소를 기록한 것은 제조업, 건설업을 중심으로 한 경기 부진 지속에 역대급 집중호우가 더해진 것에서 기인한다.
이런 상황에서 고용시장의 업종별ㆍ연령별 양극화 현상은 더 심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7월 취업자 증가폭(전년대비)은 21만1000명으로 전월보다 12만2000명 줄었다. 올해 4월(+35만4000명)과 5월(+35만1000명), 6월(+33만3000명)까지 30만 명대를 지속해온 취업자 증가 폭이 20만 명대로 확 내려간 것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은 2021년 2월(-47만3000명) 이후 2년 5개월 만의 최소폭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폭이 대폭 축소된 것은 역대급 집중호우와 맞물려 건설ㆍ농림분야의 일용직 일자리가 급감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상용근로자는 1년 전보다 51만3000명 늘었지만 일용근로자는 18만8000명은 줄었다. 지난달 일용근로자 감소 폭은 올해 들어 가장 큰 것이며 작년 7월 감소폭(-7만7000명)보다 2배 이상 많다.
통계청은 건설 경기 부진과 수출 감소 지속 등의 구조적 요인이 취업자 증가 폭을 둔화시키는 상황에서 계절적 요인인 집중호우까지 겹쳐 고용 둔화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지난달에는 계절적 요인도 있지만 고용 시장 여건이 더 약화된 점이 눈에 띈다.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 고용이 악화돼서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3만5000명 줄면서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월(-1만 명)보다 감소폭이 확대됐다 반도체, 석유제품, 선박 등의 수출감소 및 생산부진이 지속된 탓이다.
건설업 취업자도 부동산 경기 침제와 집중호우 여파로 4만3000명 줄어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반대로 보건업·사회복지서비스업(+14만5000명), 숙박·음식점업(+12만5000명) 등 서비스업 취업자 수가 32만7000명 늘어 견조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업종별 고용시장 양극화가 더 심해디고 있다는 얘기다. 바꿔말하면 불완전한 취업이 늘고, 고용의 질이 전반적으로 저하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정적인 고용 축의 역할하는 제조업 일자리는 줄고, 시간제 근로자와 아르바이트 등이 많은 서비스업종 일자리가 늘어서다.
이러한 양극화는 연령별에서도 드러난다. 지난달 고령자 취업자 증가폭은 29만8000명으로 전체 증가폭(+21만1000명)을 크게 웃돌았다. 60세 이상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취업자 수가 8만7000명 감소했다.
특히 청년층(15∼29세)은 13만8000명 줄면서 9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월보다 감소 폭이 2만1000명 늘었다. 청년층의 고용 호조를 보였던 작년 7월 기저효과(+9만2000명) 및 인구감소(-17만 명)가 맞물리면서 이들 취업자 수가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취업에 나서지 않는 청년 또한 늘고 있는 것도 한 몫한다. 올해 1~6월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청년' 인구는 전년보다 2만6000명 늘었다.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대 취업자도 6만1000명 줄면서 13개월째 감소를 지속했다. 제조업, 건설업의 고용 부진 탓이다.
우리 경제인 역군인 젊은층ㆍ중년층이 아닌 고령자 중심으로 취업자가 늘고 있는 현상 또한 고용의 질이 저하되고 있음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