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의 '수평적' 리더십, 크립토 원터 극복 원동력 [CEO탐구생활]

입력 2023-08-0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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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
편리한 UI·낮은 수수료 국내 점유율 1위 등극
회사서 대표님 대신 닉네임 ‘비노’…수평 소통
ESG 경영에 2024년까지 1000억 원 투자
NFTㆍ메타버스 이어 증권업까지 사업 확대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 두나무는 거센 가상자산 겨울 풍파에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업비트의 국내 점유율은 80% 이상을 넘으며, 2위와 6배 넘게 차이가 난다. 7월 업비트의 거래 대금은 글로벌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 굳건한 1위 중심에는 두나무 이석우 대표가 있다.

이석우 대표는 2017년 12월 두나무에 합류했다. 중앙일보 기자, 한국IBM 고문변호사, 카카오 공동대표 등 도전을 망설이지 않고 종횡무진이던 그는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었다. 그가 합류하자마자 새로운 세계에는 지독한 겨울 눈보라가 몰아쳤다.

중국·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정부가 가상자산 규제에 속도를 냈고, 한국 역시 마찬가지였다. 2018년 1월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한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준비한다. 거래소 폐쇄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한국 가상자산 업계의 암흑기라 불리는 ‘박상기의 난’이다.

당시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은행들이 신규계좌 발급을 중단하면서 업비트는 2년 동안 새 회원을 받지 못했다. 거래량과 점유율 모두 쪼그라들었다. 2019년에는 580억 원 규모의 해킹 사고까지 발생했다. 거래소 자산으로 해킹 자산을 모두 충당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이석우 대표는 올해 3월 두나무가 연 디지털자산 컨퍼런스 DCON에서 “디지털 자산 산업의 역사는 곧 극복의 역사”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과 함께 커온 두나무의 행보 역시 각종 규제 리스크와 오르락내리는 업황을 견디는 극복의 역사였다.


업비트, 어떻게 1위 거래소 됐나…편리한 UI & 낮은 수수료

업비트의 성공 비결에는 가장 먼저 편리한 UI가 꼽힌다. 업비트는 2017년 출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모바일 기반 ‘네이티브 애플리케이션(앱)’을 선보였다. 모바일 최적화를 통해 빠른 속도와 이용자 친화적인 사용자경험(UX)·사용자환경(UI)을 구현했다. 또 원화 거래가 가능한 국내거래소 중 가장 낮은 수수료(0.05%, 원화마켓기준)로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이는 크립토 윈터 여파 속에서도 업비트가 1위 자리를 더 공고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시장 전체의 유동성이 적어질수록 이용자들은 더욱더 거래가 활발하고 낮은 수수료를 제공하는 거래소로 몰렸다.

획기적인 비즈니스의 바탕에는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다운 수평적인 소통과 유연한 조직 문화가 있었다. 이석우 대표는 사내에서 대표님이 아닌 ‘비노(Vino)’로 불린다. 그가 NHN·카카오 시절부터 써온 닉네임으로, 비노는 이탈리아어로 와인을 뜻한다.

이석우 대표는 임직원에게 ‘내가 멋진 서비스를 만들고 있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심어주는 것을 중요시 생각한다. 지난 2018년부터 매년 운영하는 ‘업비트 D 컨퍼런스(Upbit D Conference, UDC)’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UDC는 국내·외 블록체인 업계 인사들이 최신 기술과 정책 흐름을 공유하는 자리로, 국내 블록체인 업계의 가장 대표적인 행사 중 하나로 꼽힌다.

업비트는 또 1위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자금세탁방지(AML) 제도 구축 등 편리하고 안전한 거래 환경 구축하기 위해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 업비트의 AML 인력은 50여 명으로 인터넷 뱅킹 수준을 웃돈다. 또 이용자 수요에 따라 스테이킹 상품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는 등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업 다각화 박차…ESG 경영에도 아낌없이 투자

크립토 윈터 여파로 하락한 매출과 업비트 중심의 매출 구조는 두나무가 향후 풀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지난해 두나무의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 기준 매출은 1조2492억 원으로 전년(3조7045억 원) 대비 66.2% 감소했다.

두나무의 사업 다각화는 NFT메타버스 등 신성장 분야는 물론 증권까지 아우른다. 누적 거래금액 219조 원의 국민 증권앱 ‘증권플러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 ‘증권플러스 비상장’이 대표적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올해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두나무는 또 지난해 하이브와 NFT 합작법인(JV) ‘레벨스’를 세웠다.

두나무는 ESG 경영에도 아낌없이 곳간을 열고 있다. 두나무는 2021년 10월 ESG 경영을 위해 2024년까지 총 1000억 원 규모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4월에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중 처음으로 ESG 경영위원회를 출범했다.

두나무의 ESG 경영은 '나무·청년·투자자 보호' 등 3가지 키워드로 나뉜다. 멸종위기식물 보호 위한 ‘산림 복원 프로젝트’부터 취약 계층 청년층의 자립을 위한 58억 원 규모의 희망기금 ‘넥스트 스테퍼즈’, 청년 신용 회복 위한 ‘두나무 넥스트 드림’ 사업 등. 두나무는 ESG 경영을 통해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분산’, ‘분배’, ‘합의규칙’이라는 가치 비전을 실현하고자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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