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공직 경력 합산 2800년, 규제혁신추진단에 거는 기대

입력 2023-08-03 05:00 수정 2023-08-0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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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부 차장

공직 경력을 모두 합치면 2800년. 총리실 산하 규제혁신추진단(이하 추진단) 얘기다. 추진단은 한덕수 국무총리가 조직 구상부터 자문단 섭외까지 일일이 직접 챙겨가며 꾸린 조직이다. 지난해 8월 1일 출범해 이달 1일이 1주년이었다. 추진단에 관한 얘기는 총리실 직원들에게 많이 들었다. 격주로 서울청사에 추진단이 모이는데 한 총리가 이들을 3시간 가까이 잡아놓고 혼내기도 하면서 규제 개선을 주문한다는 얘기였다. 한 총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미 퇴직한 분들이라 50년 경력 국무총리에게도 과감하게 반대의견을 쏟아내는 게 매력"이라고 평가했다. 또 한 총리는 "제 또 다른 직함이 규제혁신추진단장"이라며 "제가 가장 사랑하는 최애 직함이기도 하다"고 적었다.

추진단의 비밀병기는 90명에 달하는 전직 공무원이다. 중앙부처 고위공무원과 간부급 공무원, 지자체 고위공무원과 간부급 공무원이 고루 모였다. 여기에 과제발굴, 방향설정, 개선방안 마련 등 추진단 업무 전 과정에 걸쳐 장·차관급 자문단 33명이 협업한다. 자문단에는 말 그대로 쟁쟁한 관료들이 고루 분포돼 있다. 조원동 전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전신) 장관,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산업통상자원부 전신) 장관, 김종갑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 박병원 전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그들이다.

규제를 개선하는 것은 정말 힘들다. 문재인 정부에서 모 경제부처 장관이 부처 내 규제를 개선하려다 포기했다는 얘기도 들었다. 추진력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는 장관이었지만 외부 규제는커녕 부처 내 규제를 바꾸기도 힘들었다는 것이다.

사실 현 정부 출범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풀 수 있는 규제는 다 푼다(최근에는 킬러규제)"고 말했을 때 실제 해보면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도 '규제 전봇대', '손톱 밑 가시'라면서 규제 개선에 나섰지만 결과물은 기대 이하였다.

한 총리는 "지난 1년간 윤석열 정부가 격파한 규제는 1000건이 넘는데 그중 상당 부분이 추진단의 공적"이라며 그 예로 알뜰폰을 들었다. 전에는 음성·데이터 도매가격이 법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추진단이 나서 관련 규정을 고쳐 완전 자율경쟁체제로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알뜰폰 시장이 안정되고 경쟁이 활성화돼 알뜰폰 가입자가 2022년 9월 1200만 명에서 올해 6월 기준 1400만 명으로 증가했다. 또 중소기업 기업인들이 근로자를 많이 뽑으면 정부가 지원을 더 해줘야 할 것 같은데 현실에선 오히려 보조금이 깎이고 보험료가 오른다는 하소연을 듣고 추진단이 보조금 지급 기준을 근로자 수에서 매출액 기준으로 바꿔 문제를 풀었다.

추진단은 앞으로 △인구위기 대응과 경제활력 제고를 위한 외국인규제 정비 △공유숙박 제도 개선 △게임산업 활성화 △공공 소프트웨어 규제개선 △국제관광수지 개선을 위한 규제완화 △지방대 경쟁력 강화 △각종 영향평가 합리화 △초고령 사회·지방소멸 대응 △신의료기술평가 제도 개선 등에 나선다. 주요 과제들을 보면 지금까진 추진단이 본선 진출을 위한 예선 경기를 했다면 이제 본격적인 조별리그를 거쳐 16강과 8강, 4강, 결승전 진출을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경기가 남았다. 추진단의 무운을 빌고 적극 응원한다. 그들이 성공해야 침체된 우리 경제가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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