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이사로는 지난해 LP로 출자한 VC의 법률대리인 등기
설립 1년 만에 완전자본잠식상태로 전환…재무 상태 부실
검찰이 입출금을 돌연 중단해 러그풀(먹튀) 논란에 휩싸인 가상자산 예치서비스 업체 하루인베스트와 델리오에 대해 강제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루인베스트 입출금 중단 사태 원인으로 지목된 비엔드에스홀딩스(B&S홀딩스) 최대주주 A 씨의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가 확인됐다. 해당 회사에는 B&S홀딩스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벤처캐피탈(VC)인 B사의 법률 대리인이 사내이사로 등기되기도 했다.
31일 본지 취재 결과 B&S홀딩스 최대주주 A 씨는 2022년 1월 경영 컨설팅을 주 업무로 하는 와이엔테크놀로지스(이하 와이엔테크)를 설립했다. 인터넷 등기소에 따르면 와이엔테크의 사무실은 강남구 학동로 상가 건물에 위치해 있다. 직접 방문한 결과 사무실은 불이 꺼져있었으며, 다른 상호의 간판이 걸려 있었다.
NICE 신용정보가 제공하는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와이엔테크의 매출은 1억4000만 원 수준이지만, 자본 총계는 -6억1800만 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A 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B&S홀딩스 또한 페이퍼컴퍼니로 밝혀진 바 있다. 현재 B&S홀딩스 홀딩스 주소지에는 다른 회사가 입주해 있다. B&S홀딩스에 이어 A 씨와 관련된 또 다른 페이퍼컴퍼니가 발견된 것이다.
상호는 비상주 사무실을 빌려주는 전문 사업체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해당 사업체는 와이엔테크 측에 주소를 빌려주고 사업자 등록을 해준 것으로 보인다. 비상주 사무실은 사무실을 실제로 쓰지 않고 주소만 사용하기 때문에 페이퍼컴퍼니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와이엔테크의 사내 이사에는 A 씨 외에도 과거 라이프자산운용 부사장을 역임한 B 씨도 등기된 바 있다. 또한, 와이엔테크는 A 씨가 LP(유한책임조합원)로 출자한 B사와의 관계도 있었다. (관련기사: [단독] ‘얽힌 거미줄’ 코인 예치업, ‘하루인베-B&S홀딩스-B사’ 삼각편대로 통했다) 현재 B사의 법률대리인으로 있는 C 씨가 올해 2월부터 4월까지 와이엔테크의 사내이사로 등기 돼 있다.
과거 C 씨가 대표이사로 있던 리걸테크 스타트업의 등기와 와이엔테크의 등기상 적혀있는 생년월일이 동일해 같은 인물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와이엔테크의 과거 주소지는 C 씨가 재직 중인 법무법인 사무실 위치와 일치한다. A 씨와 B사 측의 관계가 다시 한 번 입증된 셈이다. 다만, 현재 사내이사는 B 씨와 C 씨가 아닌 다른 인물이다.
B사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A 씨가 (B사)펀드에 관심이 있어서 일부 출자한 부분은 있지만, 개인 자금인 것으로 확인했다”라며 “LP가 법인으로 돼 있는데, 법인 주주 중에 A 씨가 있었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A 씨가 법인으로 자금을 출자해 투자 사실을 몰랐다는 입장이다. B사 측은 A 씨 투자를 인지한 시점에 대해 밝히지 않았다. 이어 “펀드 출자자가 B&S홀딩스는 아니고 (밝히기 위해서는)법인의 동의를 받아야 할 것 같다”라며 법인명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