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서 2차숙성…청량함극대화
“오비맥주 카스 넘어 1위 탈환을”
25일 방문한 하이트진로 강원공장에는 ‘귀마개 착용 의무구역’이라는 안내 문구가 붙어있을 만큼 곳곳에서 굉음이 들렸다. 맥주병이 움직이고 술이 담기면서 나는 소리다.
올해 4월 하이트진로가 야심 차게 선보인 ‘켈리’는 이처럼 강원공장에서 나는 소리와 함께 여러 공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현재 강원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20%가 켈리다.
맥주는 물‧맥아‧홉‧효모로 만들어진다. 먼저 물에 맥아와 홉을 넣고 끓여서 맥아죽을 만들고 저장탱크에서 20일 가량 숙성하는데 다른 맥주와 달리 켈리는 두 번 숙성된다. 이 과정에서 첫 맛은 부드럽고, 마지막에 강한 탄산을 느낄 수 있도록 준비가 완료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첫 맛의 부드러움을 위해 7℃에서 1차 숙성으로 잡미와 이취를 제거했다. -1.5℃에서 2차 숙성을 통해 추가적으로 이미‧이취 성분을 제거하고 동시에 강한 탄산을 넣어 라거 본연의 ‘강렬함과 청량함’을 극대화했다”고 강조했다.
재료 역시 켈리가 다른 맥주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켈리는 덴마크산 올몰트를 사용한다. 물 역시 수질분석으로 맥주의 좋은 맛에 필요한 적정 이온 함량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고온에서 살균하는 게 아니라 여과 필터를 거친다는 점 역시 다른 부분이다. 보통 생맥주의 경우에만 여과 필터로 살균하는데 하이트진로의 모든 맥주는 열처리를 거치지 않아 맛이 유지된다. 사실상 모두 생맥주로 부를 수 있는 것이다.
켈리는 출시 99일 만에 1억 병이 판매됐을 만큼 인기가 많다. 강원공장 관계자들 역시 인기를 체감한다고 말했다.
정의민 하이트진로 품질관리팀 과장은 “보통 한 가지 브랜드만 밀면 생산 역시 하나에만 집중하는데 지금은 테라가 각 라인에서 생산량을 유지해주고 켈리가 더해져 체감상 생산량이 많아졌다”며 “평소와 달리 주말에 일하는 때도 생겨 켈리의 인기를 실감한다”고 설명했다.
강원공장에는 병 2개‧캔 2개‧페트병 1개‧생맥주 2개 라인으로 총 7개의 생산라인이 있고 500ml 기준으로 각각 분 당 1000개를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주류 공장이다. 테라‧켈리‧필라이트‧수출용 발포주 등이 생산되며 테라와 켈리의 생산 비중은 7:3이다.
이번 여름은 주류 업계에 중요하다. 맥주는 6~8월 여름철에 평소 대비 20~30%가량 더 판매되는데 이때 승기를 잡아야 앞으로도 주류 시장에서 위치를 공고히 할 수 있어서다. 하이트진로가 새로 출시한 켈리의 판매량이 오비맥주의 카스를 넘어선다면 하이트진로는 업계 1위를 되찾을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인철 하이트진로 강원공장 공장장은 “장인의 마음으로 켈리 한 방울 한 방울을 빚어냈다”며 “모든 소비자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게 최선을 다해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