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지방 청약시장…"온기 돌려면 2~3년 걸릴 수도"

입력 2023-07-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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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파트의 견본주택 내부 (이투데이 DB)
▲한 아파트의 견본주택 내부 (이투데이 DB)

서울 청약 시장은 열기가 뜨겁지만, 지방은 냉기만 가득하다. 서울은 수십 대 1은 물론이고 200대 1을 넘기는 경쟁률이 나온다. 하지만 경남과 울산, 제주 등은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서울 대부분 지역이 규제에서 풀린 영향과 지역별 부동산 시장 회복세 차별화, 미분양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지방 청약시장이 살아나려면 2~3년은 더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전국에서 청약접수를 진행한 21개 아파트 단지 중 평균 경쟁률이 1대 1을 밑돈 곳은 총 8개인데 이 중 7개가 수도권 밖에 있다.

경남은 4개 단지가 청약에 나섰는데 그중 '이안 센트럴포레 장유 1·2단지'가 모두 소수점 경쟁률을 기록했다. 1단지에는 36가구 모집에 26명, 2단지는 34가구 모집에 6명만 청약했다. '남해 타운하우스'는 76가구 모집에 아무도 응하지 않았다.

경남에서는 '더샵 신문그리니티'가 2.3대 1로 유일하게 경쟁률이 1대 1을 넘겼다. 다만 일부 타입에서는 미달이 나왔다.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았다는 점이 작용하면서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를 냈지만 흥행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성적이다.

제주 '일도이동 유피테르 6차'(0.3대 1)와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제주'(0.3대 1), 광주 '광주 서구 광천동 PH543'(0.2대 1), 울산 '유보라 신천매곡'(0.1대 1)도 경쟁률이 1대 1에 못 미쳤다.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는 정반대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88가구 모집에 2만1322개의 청약통장이 밀려들면서 24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31.1대 1)와 '둔촌 현대수린나'(36.9대 1)는 30대 1 이상이었다. 경기도 분양한 '시흥 롯데캐슬 시그니처 1·2블록'과 '평택 브레인시티 2BL 대광로제비앙 모아엘가'는 서울만큼은 아니어도 무난한 성과를 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정부의 규제 완화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청약이 수월해진 데다 부동산 시장도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어 지방 분양 단지의 매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방은 지역경제와 배후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 것도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입지가 뛰어나거나 개발 호재 등이 있는 단지가 아니라면 지방에서는 관심을 받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런 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이어진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연구소장은 "부동산 시장 회복도 관건이지만 이미 미분양이 쌓여있는 상황에서 수요보다 많은 공급이 이뤄지고 있어서 청약 미달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미분양이 해소되고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춰지려면 2~3년은 걸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 등 인기 지역으로의 쏠림이 더욱 심화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랩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집이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아 시장 상황이 불안정할 때 실패를 줄이기 위해 사람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으로 쏠리는 경향이 강하다"며 "시기를 특정하기는 어렵지만 금리 인하 가능성 등 흐름을 바꿀 변수가 생기기 전까지는 이런 모습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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