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사의 해외사업 강화 키포인트 '디지털 전환'

입력 2023-07-2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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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그룹들이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해외사업을 강화하거나 재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국내 금융회사도 해외사업의 효율적인 재편이 필요하거나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디지털 채널 활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23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디지털을 활용한 해외사업 재편·강화 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은행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 시 비대면채널 활용이 증가하면서 전 세계 디지털뱅킹 시장 규모는 2018년 8038억 달러에서 2027년 1조6100억 달러로 2배 이상 성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글로벌 금융사들은 해외 리테일 사업의 신속한 재편·강화를 위해 △자체 디지털 플랫폼 신설 △디지털 금융플랫폼 운영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나 인수, 제휴 등의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쓰비시 UFJ 파이낸셜그룹(MUFG)은 미국에서 리테일고객 유치 확대를 위해 2017년 현지 자회사인 유니온뱅크의 서브브랜드로 인터넷전문은행인 '퓨어 포인트 파이낸셜'을 출시했다. 하지만 비대면 채널 구축 미흡과 부족한 상품 라인업에 따른 실적 부진으로 올해 4월 최종 폐쇄했다. 이 은행은 설립 후 3년간 유치한 예금 계좌 수가 7만 좌에 그쳤다.

이후 MUFG는 이를 반면교사 삼아 신규 리테일 거점 지역인 동남아에서는 자체 설립 대신 진출 지역의 유망 스타트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채널과 서비스 라인업을 확충하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2월에는 싱가포르 차량공유플랫폼인 그랩(Grab)에 7억2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공동으로 그랩 운전자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대출·보험서비스를 출시했다. MUFG는 인도 진출에 있어서는 2500만 명의 대출고객을 보유 중인 핀테크기업 DMI파이낸스에 지분 투자(20%)를 단행해 디지털 생태계를 확대했다.

싱가포르개발은행(DBS)은 인도와 인도네시아에서 소매 금융 영업 채널을 강화하려 했으나, 감독당국의 규제로 지연되거나 무산됐다. 결국 DBS는 오프라인 채널 영업을 보조할 수 있는 자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통해 돌파구를 모색했다. 또한, 다양한 핀테크기업과 제휴해 상품 라인업을 확충했다.

JB모건체이스도 지역적 다변화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영국과 브라질에 디지털뱅크를 론칭하는 방식으로 글로벌 리테일 사업을 확대했다.

2021년 9월에는 디지털은행인 '체이스 U.K.'를 설립해 미국 외 지역에서 최초로 소매금융사업에 나섰다. 체이스 U.K.의 고객수와 예금 잔액은 지난해 5월 각각 50만 명, 50억 파운드에서 올해 5월 160만 명, 150억 파운드로 급증했다. 브라질에서는 지난해 2월 현지 디지털은행인 'C6'의 지분 40%를 확보하고 일정 요건 충족 시 나머지 지분 60%를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 계약을 체결했다.

보고서는 이 같은 글로벌 금융그룹들의 사례를 빌려 국내 금융사도 해외사업의 효율적인 재편이 필요하거나 새로운 성장동력 발굴에 디지털 채널 확보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성철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미 진출한 해외시장 중 물리적 인프라 확충이 어렵거나 낮은 수익성·엄격한 규제로 인해 전략 수정이 필요하면 일부 거점 지역에 테스트베드 형식으로 디지털 채널을 시범운영하면서 성과를 모니터링해 적용 지역을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 책임연구원은 이어 "신규 지역에 진출할 때는 규모의 경제 달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 경우에는 고객 기반이 넓은 핀테크기업과의 적극적인 제휴나 인수를 추진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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