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와 소통’을 통해 실리를 추구하겠다던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불신임(탄핵) 여부를 결정할 임시대의원총회가 23일 열린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 초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 등 대의원 83명은 의협 대의원회에 임시대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안건은 이필수 회장과 이정근 상근부회장, 이상운 부회장 등의 불신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이다. 이들은 △의대 정원 확대 독단적 합의 △수술실 내 CCTV 설치 일방적 수용 △면허박탈법 통과 실기 △검체수탁검사고시 파행 야기 등 11개 문제를 제기하며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하기 위해 회원 대상으로 동의서를 받았다.
이들 대의원은 현 의협 집행부가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실망과 위기를 줬고, 변명과 남 탓으로 일관해 반성과 개선이 없는 회무로 더 큰 어려움이 자명해 협회 회무를 일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게 돼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의협 대의원회는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동의서가 유효하다고 인정하고, 23일 의협회관에서 임총을 개최하기로 했다. 임총에서 재적 대의원의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자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회장 불신임안이 가결된다. 임원급의 경우 재적 3분의 2 이상 출석, 출석자 과반 찬성이 가결 요건이다. 비대위 구성은 재적 과반 참석에 출석자 과반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를 두고 이 회장은 지난달 26일 의협회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 진화에 나섰다. 이 회장은 “왜곡된 입장이 일방적으로 일선 회원들에게 전파될 경우 협회의 대외적 회무 추진에 명백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현안에 치열하게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저하시켜 결국 회원들이 부당한 피해를 입게 될 수도 있다”며 “회원들의 권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집행부는 모든 것을 단독으로 결정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항상 대의원회, 시도의사회, 의료계 리더들과 상의하고 소통하는 집행부가 되겠다. 회원을 주인으로 모시고 국민과 함께하는 의협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에 대한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의료계는 전망하고 있다. 의료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직무대행체제가 빠르게 사안을 이어받아 운영하게 되면 득보다는 실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다만, 부회장 2명에 대한 불신임과 비대위 구성 등은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지고 있다.
한편, 20214년 노환규 전 의협 회장 이후 매 집행부마다 불신임 임총이 열리고 있다. 노 전 회장은 의협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탄핵당했다. 이후 추무진 전 의협 회장과 최대집 전의협 회장은 각각 2번씩 탄핵 위기에 놓였지만, 모두 부결되며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