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경영승계절차를 본격적으로 가동한다. KB금융은 20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시작으로 총 네 차례의 회추위를 거쳐 9월 8일 차기 회장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11월 20일로 세 번째 임기를 마치게 된다. 2014년 11월 KB금융 회장으로 선임된 후 2017년, 2020년 11월 각각 연임됐다.
윤 회장이 4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윤 회장은 10년간 KB금융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며 지난해 신한금융에 내줬던 '리딩뱅크' 자리도 올해 재탈환하는 등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융지주들의 수장 교체가 잇따랐다는 점에서 윤 회장의 4연임이 가능할지 여부는 다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날 회추위에서는 경영승계절차 관련 회의를 열고 '회장 자격 요건'과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을 결의했다. 5월 9일 확정한 상반기 기준 회장 롱리스트는 내·외부 후보 각 10명씩 총 20명이며, 이들을 대상으로 차기 회장 인선 절차에 돌입한다.
앞서 회추위원들은 17일과 19일 장시간에 걸쳐 간담회를 가졌다. 선정 절차의 합리적인 운영과 후보들에게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방안 등에 대해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회장 자격 요건'은 경영승계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최소 자격 요건을 구체화해 총 5개의 항목에 25개 세부 기준으로 구성했다. 후보군은 자격 요건에 따라 종합적인 평가를 거치게 된다. 5개 항목은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의 비전과 가치관을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에 노력'이다.
특히 회추위는 회장의 자질과 역량 등에 대해 주주, 직원 등의 이해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청취해 '회장 자격 요건' 수립 시 참고했다. 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의 취지도 선제적으로 반영해 최고경영자(CEO)의 적극적 자격 요건에 대한 적격성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세부 기준에 적용했다.
'회장 후보 추천 절차 세부 준칙'에는 △충분한 검증 기간 확보 △평가 방식 개선 △내∙외부 후보간 공정한 기회 제공이라는 세 가지 핵심 방향을 담아 경영승계절차를 수립했다.
승계절차 착수 시기와 숏리스트 선정 시기는 2020년 대비 약 3주가량을 앞당겼다. 숏리스트 선정부터 최종 후보 선정까지의 기간도 19일에서 한 달로 늘려 후보자들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도록 검증 기간을 확대했다.
평가 방식도 개선했다. 2020년에는 숏리스트를 대상으로 인터뷰를 한 차례 하고 바로 최종 후보자를 선정하는 절차였다. 하지만 올해는 인터뷰를 두 차례 하고 외부기관을 통한 평판조회도 실시한다.
회추위는 8월 8일 회의를 열고 1차 숏리스트 6명을 확정한 후 29일에는 1차 인터뷰 및 심사를 거쳐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한다. 9월 8일에는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인터뷰를 통한 심층평가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 1인을 확정한다. 이후 최종 후보자가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면 9월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 20일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된다.
김경호 회추위원장은 "회추위는 독립성, 공정성, 투명성을 핵심 원칙으로 이번 경영승계절차를 진행해 지배구조의 모범사례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KB금융의 미래와 성장을 견인할 최적의 적임자가 선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