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보급이 확대되면서 이들 차량에서 나오는 폐배터리 역시 늘고 있다. 2040년 세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규모는 2089억 달러(약 264조 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18일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1회 배터리 리사이클링 데이’를 개최했다.
김대기 SNE리서치 부사장은 “배터리 재활용으로 2040년 600만 톤(t) 이상의 니켈, 코발트, 망간 등의 금속이 채굴 될 것“이라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089억 달러(264조 원) 이상의 큰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NE리서치는 전 세계서 폐차되는 전기차가 2030년 411만 대, 2040년 4227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폐전기차에 발생하는 폐배터리 용량도 2030년 338기가와트시(GWh), 2040년 3339GWh에 달할 전망이다.
폐배터리 산업은 재사용(Reuse)과 재활용(Recycle)으로 나뉜다. 재사용은 잔존 용량이 80%가량 남은 폐배터리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으로 활용하는 것을 말한다. 재활용은 폐배터리에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배터리 소재를 추출해 새 배터리 제조에 다시 활용하는 방법이다.
김 부사장은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는 사용 완료 후 95% 회수돼 상태와 목적에 따라 재사용 또는 재활용될 것”이라며 “2030년 발생된 사용 후 배터리는 재사용 55%, 재활용 45% 비율로 처리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재활용 투입되는 원재료는 사용 후 배터리뿐 아니라 배터리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인 스크랩도 포함된다. 김 부사장은 “배터리 재활용에 투입될 원재료 규모는 사용 후 배터리와 스크랩을 포함해 2030년 총 1568킬로톤(kt)에서 2040년 6186kt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운반비와 배터리 잔존 성능, 셀 가격 변동, 중고품에 대한 인식 등이 폐배터리 산업의 경제성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인자”라며 “재활용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보다 추출된 금속의 가치가 클 때 산업의 발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배터리 재활용 비용은 kWh당 18달러로 추정된다. 재활용으로 회수된 금속의 가치는 최근 3년간 약 3배 상승해 경제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에서 회수한 금속의 가치는 2020년 kWh당 21달러였으나 올해 68달러로 3배 이상 늘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개발에 나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LFP 배터리는 NCM 등 삼원계 배터리에 비해 가격이 저렴해 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저렴한 금속 가격이 재활용에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 부사장은 “LFP 배터리는 상대적으로 경제성이 부족한 만큼 나중에 사용 후 배터리가 쏟아져 나왔을 때 이를 아무도 처리하지 않으려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LFP 배터리 역시 선순환될 수 있도록 금속 가격이 하락했을 때 이를 보상해주는 등의 법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