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시장 양극화가 심화하면서 중소건설사의 한숨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서울로 수요가 쏠리면 가뜩이나 부담스러운 미분양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사실상 주택사업이 전부인 중소건설사는 분양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실적 악화와 이로 인한 경영 위기를 피하기 어렵다.
1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한 자릿수로 떨어졌던 서울의 1~2순위 평균 청약경쟁률은 올해 50대 1 안팎까지 치솟았다. 서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1분기 57대 1, 2분기 49.5대 1을 기록했다.
3분기에 접어든 이달도 서울 아파트 분양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청량리 롯데캐슬 하이루체'는 1순위 청약에서 88가구 모집에 2만1322명이 신청해 24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올해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는 평균 31.1대 1의 경쟁률로 전 타입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둔촌 현대수린나'도 37대 1에 가까운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와 반대로 충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은 2분기까지 두 자릿수 경쟁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경기(9.7대 1)와 광주(9.5대 1), 인천(9.3대 1)은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대구(0.4대 1), 대구(0.3대 1), 울산(0.2대 1), 제주(0.1대 1)는 소수점이고 경남은 0이다.
지방 분양 침체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효성해링턴 플레이스 제주'는 425명 모집에 115건의 청약이 들어와 0.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광주 서구 광천동 PH543', '유보라 신천매곡', '이안 센트럴포레 장유 1·2단지'도 경쟁률이 1대 1을 넘기지 못했다.
서울을 비롯한 일부 지역으로만 수요자가 쏠리는 양극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지방 미분양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현재 미분양 물량은 대부분 지방에 쌓여 있다. 국토부 통계를 보면 5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6만8865가구인데 이중 지방에 있는 것은 84.3%인 5만8066가구다. 서울은 1144가구로 1.7%에 불과하다.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도 지방 비중이 82%가량이다.
이런 상황은 상대적으로 수도권 밖 사업장 비율이 높고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 중소건설사들의 부담을 키울 전망이다.
정종훈 KB경영연구소 부동산연구팀 연구원은 "중소형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미분양 사태가 발생하거나 미분양 우려로 분양이 지연되면서 중소형 건설업체의 유동성 문제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최근 재무 상황 악화로 일부 중견건설업체의 신용등급이 하락해 자금 조달의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