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의 H&B 매장 ‘시코르’가 이미 시장에서 철수한 랄라블라‧롭스의 뒤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절대적 1위인 올리브영과의 경쟁에서 밀리자, 온라인‧PB상품 강화 등 방향 선회를 꾀하고 있지만 차별화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시코르는 이날 ‘시코르 멀티 블렌딩 섀도우 팔레트’‧‘시크 오어 낫띵 퍼퓸 그린프리지아’‧‘에어리 더 퍼퓸’ 3종의 새로운 PB 상품을 출시했다. 시코르는 2017년 ‘바디 컬렉션’을 시작으로 꾸준히 PB 상품을 개발‧출시해왔다. 현재 총 77종의 제품이 있을 만큼 지속적으로 관련 상품을 강화하고 있다.
온라인몰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시코르몰’은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움을 겪자 2021년 처음 문을 열었고, 젊은 층에 인기가 많은 업체들을 주로 입점 시키고 있다.
시코르의 일련의 노력은 오프라인 매장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코르의 오프라인 매장은 2019년 말 30호점으로 정점을 찍은 후 계속 감소해 현재 23개다. 추가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 계획 역시 없다.
반면 CJ올리브영은 지난해 말 기준 1298개 점포를 출점, H&B 업계에서 최다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점포 수 확대는 계속 될 전망이다. 사실상 시장에서 하나 남은 시코르가 CJ올리브영의 튼튼한 오프라인 경쟁력을 넘보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이에 업계는 시코르가 오프라인 매장 확대보다는 PB 상품‧온라인 상품에서 차별화 전략을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이 역시 쉽지 않다. H&B 상품을 취급하는 온라인몰도 현재 경쟁이 치열하다.
CJ올리브영도 당일 바로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오늘드림’ 서비스로 온라인몰 경쟁력을 강화해왔다. 당일 배송, 익일 배송에서 경쟁력이 큰 쿠팡이나 컬리 등 이커머스도 뷰티 제품을 강화해 시코르의 설 자리는 더 줄고 있다.
이에 시코르가 독보적인 PB 상품이나 온라인 마케팅 전략이 없다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당장 시코르의 매출도 긍정적이지 않다. 시코르는 오는 2024년까지 매출 1500억 원을 올리겠다고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점포 수 확장과 매출이 답보 상태를 보일 경우, 시코르 역시 과거 GS리테일의 ‘랄라블라’나 롯데의 ‘롭스’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H&B 시장에서 살아남는 게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시장 장악력이 큰 업체와 경쟁하기도 어렵지만 시장 크기도 줄고 있다”며 “지금까지 시코르의 성적이 좋다고만 볼 수는 없다. 앞으로도 경쟁력이 없으면 밀려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시코르의 상품군‧멤버십‧프로모션 강화 등을 통해 온라인몰을 확장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고, PB 상품도 고객 수요를 반영한 신제품 출시로 브랜드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