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밴드 올 상반기 미션 전년 대비 75% 늘어
보드 아래 목표 매일 기록하는 LG유플러스 베터
“과시ㆍ허세에 지친 이용자들, 목표달성에 활용”
20대 사회초년생 김씨의 이야기다. 이처럼 최근 ‘인생샷’, ‘핫플레이스’ 등에 지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이용자들이 SNS를 자기 과시용으로 이용하는 것에서 탈피해, 자기 발전을 기록할 수 있는 형태로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네이버 밴드에 운동, 습관, 스터디, 취미 등 다양한 주제로 매월 2만 개 이상의 미션이 새롭게 생겨났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밴드의 미션 인증 기능은 사용자가 직접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 결과를 공유하며 상호 동기 부여하는 목적으로 활용 가능한 서비스다. 2019년에 처음 도입된 이후 새해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려는 사람들의 미션 참여가 이어지면서 본격적으로 활성화됐다. 실제로 밴드가 올해 1월부터 한 달 간 진행한 ‘2023 새해 이벤트’에 약 100만 명의 참가자가 몰렸다.
최근 ‘갓생(‘God’과 인생의 합성어. 부지런하고 생산적인 삶)이 MZ세대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며, 미션 활용도가 늘어나고 있다. 올해 네이버밴드에 새롭게 가입한 사용자 중 1020세대가 전체의 42%를 차지했다. 30대 신규 가입자도 약 20%에 달했다.
지인과의 연결에서 벗어나, 꾸준한 일상 기록을 통해 ‘자기 성장’을 이루도록 돕는다는 새로운 SNS도 나왔다. LG유플러스는 ‘더 나은 나를 만드는 기록의 공간’이라는 콘셉트로 올 3월 SNS ‘베터(BETTER)’를 출시했다. 출시 이후 100일 동안 이용자들은 3만5418개의 기록을 남겼다. 사진과 함께 1000자 이내 가벼운 글을 기록하는데 최적화돼 부담 없이 자신의 일상을 남길 수 있다. 주요 타깃은 2535세대다.
LG유플러스 역시 '갓생'에서 베터 개발을 착안했다. 휘발성이 강한 기존 SNS와 달리, 베터는 주제 보드 아래에 목표를 향한 이야기를 지속해서 담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하루하루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도록 만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베터 이용자는 “기존 SNS를 이용할 때는 일부러 예쁜 곳을 찾아가기도 했는데, 베터를 쓰면서 이제는 내 ‘보통의 삶’이 좋아지게 됐다”는 반응을 남겼다.
베터는 3년 이내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100만명을 목표로한다. 글로벌 SNS와 비교하면 작은 수치일 수 있지만, 국내 25~35세 청년이 타깃인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라는 것이 LG유플러스 측의 설명이다.
SNS에 갓생을 기록하는 흐름은 소모적인 자기 과시에 대한 이용자들의 피로도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기존 SNS는 연출로 인해 이용자들이 ‘과시’, ‘허세’ 등 작위적인 것에 대해 만족스럽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며 "이제는 이에 반대되는 성향이 SNS 이용에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은희 교수는 “이제는 갓생, 오운완, 무지출 챌린지 등 열심히 본인의 하루 일과를 규칙적으로 정해서 원하는 목표에 달성할 때 SNS를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혼자 하다 보면 목표 달성에 어려움이 있어, 함께 할 수 있는 SNS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