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지주 수장들이 이달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한다. 최근 반복적으로 발생한 금융권 횡령사고에 대한 재발방지를 위해 강도높은 쇄신도 주문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14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그룹 경영진 270여 명과 ‘2023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윤 회장은 상반기 경영전략회의 때 경기 침체 가능성에 대비한 ‘핵심 경쟁력 확보’를 주문했다. 하반기에도 수익성 위주의 ‘내실 경영’과 함께 소비자보호와 내부통제 강화를 추가로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11월 20일 임기 만료를 앞둔 윤 회장이 리딩뱅크 수성을 위한 그룹 차원의 중장기 비전을 제시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신한금융에 1위 자리를 내줬던 KB금융은 올 1분기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했다.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같은 날신한은행 본점에서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과 하반기 경영전략에 대해 논의한다. 진 회장은 이 자리에서 ‘고객중심 경영’ 메시지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진 회장은 행장 시절부터 ‘고객중심 경영’ 강조해왔다. 3월 취임식에서는 고객중심의 가치를 고객 자긍심으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은 이달부터 고객 신뢰 회복 등 고객 중심 경영 본격화를 위해 고객중심과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부서를 신설, 운영한다. 앞서 1일엔 신한은행 소비자보호그룹장인 박현주 부행장을 신설되는 그룹소비자보호부문(CCPO)으로 선임했다. 소비자보호부문은 그룹차원의 소비자보호 정책 수립 및 각 15개 그룹사의 소비자보호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우리금융지주도 14일 우리은행 본점에서 임종룡 회장 주재로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회의는 주요 어젠다에 대해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간결하고 효율성을 높인 행사로 진행할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신성장산업 지원 등 기업금융 경쟁력 강화 △수익 다변화와 안정적 수익구조를 위한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수평적이고 다양성이 존중받는 새로운 기업문화 구축 등의 내용들을 주제로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임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우리벤처파트너스 영입을 시작으로, 비은행 포트폴리오 비중을 30%로 확대하겠다”면서 “성장 동력을 새롭게 확보하고 기업금융 명가로 다시 자리매김해 모두의 마음 속 첫 번째 금융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중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다. 취임 2년차를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역시 국내를 넘어 ‘아시아 1등’ 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삼고 있는 만큼 위기 대응 능력 제고뿐 아니라 비은행 등 계열사 경쟁력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화두로 던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하반기 경영 방향으로 △Biz.전략 실행 △리스크 관리 △사회가치 창출 △기업문화 혁신을 꼽았다. 하나금융이 보유하고 있는 현장 영업, 자산관리, 오프라인 채널 등의 강점을 강화해 영업의 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과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해 선제적, 전략적 리스크 관리를 통해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응할 방침이다.
농협금융지주는 20~21일 강원도에 위치한 농협금융연수원에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연다. 올 1월 취임한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은 하반기에도 자산관리(WM) 역량 강화와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