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시중은행 실적 견조…"정부 규제 강화가 투자심리 위축"
지난달 29일 배당락일을 지난 은행주들이 반등하는 듯 싶었으나 재차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가 금융권에 사회공헌 강화 정책을 촉구하는 가운데, 외국인과 연기금의 매도세가 두드러져 앞으로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40분 현재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총 9종목이 포함된 KRX 은행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13포인트(0.53%) 내린 588.66을 기록하고 있다.
배당일이 가까웠던 지난달 27일과 28일 600선을 돌파했으나, 이달 4일 이후엔 600선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통상 배당락일엔 해당 사업연도에 대한 기업 이익 배당을 받을 권리가 소멸해 매도 물량이 나온다. 이에 배당락일엔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 다만, 이번 은행주의 경우엔 저점에 매수하려는 투자수요는 있었다.
실제로 29일 하나금융지주 282억 원, 우리금융지주에선 171억 원, 신한지주 160억 원 등 개인투자자들은 저점 매수에 집중했다. 또 이달 6일까지 따져봐도 각각 323억 원, 200억 원, 317억 원 등 매수를 그치지 않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연기금은 매도일색이다. 연초로 기간을 넓혀 살펴보면 하나금융지주는 외국인이 1589억 원, 연기금이 883억 원을 순매도했다.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1143억원, 486억 원 순매도세, 신한지주도 외국인 3276억 원, 연기금 801억 원 어치를 던졌다.
시중은행들의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니다. 4대 금융지주(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올해 2분기 합산 지배주주 순이익 컨센서스는 4조8309억 원으로, 전년 동기(4조3718억원) 10.5% 증가한 수치다.
이같은 시중은행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정부 규제 강화가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는 최근 금융권에 상생금융 패키지 등 사회공헌 강화 정책을 촉구하는 가운데, 대형은행에 과점체제 해소 방안 등을 내놓으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은행에 미치는 손익 규모가 크고 적음의 문제가 아니라, 은행의 사회공헌 역할이 계속 요구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심리에는 부정적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배당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하반기 주주환원 기대감 회복 여지 등에도 불구하고 조금 더 지켜보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