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배송? 이젠 익일배송으로 한판 붙자…이커머스 배송전쟁 2R

입력 2023-07-05 16:05 수정 2023-07-0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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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쏘아올린 로켓배송…온라인 쇼핑 시장 흔들어

G마켓과 협업 나선 SSG닷컴…물류센터 활용해 익일배송
슈팅배송 역량 집중하는 11번가…1분기 거래액 전년보다 6배↑
큐텐 연합군 '티메파크'도 큐익스프레스 물류망 활용

▲SSG닷컴의 배송 유니버스. (사진제공=SSG닷컴)
▲SSG닷컴의 배송 유니버스. (사진제공=SSG닷컴)

이커머스 업계에서 배송전쟁 2라운드가 시작됐다. 앞선 1라운드가 새벽배송이었다면 이번에는 업체 간 익일배송으로 한 판 붙는다. 익일배송 절대 강자 쿠팡의 로켓배송이 온라인 쇼핑 시장에 표준이 된 만큼 빠른 배송을 내세워 고객을 확보, 궁극적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5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최근 SSG닷컴은 상온상품 합포장 익일배송 서비스인 ‘쓱원데이배송’ 시작했다. 당일 오후 11시까지 상온상품을 주문하면 다음날 한꺼번에 받아볼 수 있는 게 핵심이다. 가공식품, 생필품뿐 아니라 패션, 스포츠, 반려동물 용품 등 공산품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특히 여러 상품을 동시에 주문해도 한 박스에 담아 배송하는 등 경쟁업체와 차별점을 뒀다. 당일배송을 위한 물류센터는 계열사 G마켓의 동탄 물류센터를 활용한다.

G마켓 역시 2014년 도입한 익일배송 서비스 ‘스마일 배송’을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다. 올해 3월 입점 판매자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스마일배송 비즈니스 채널을 만들었다.

정기배송 서비스를 접은 11번가는 슈팅배송에 역량을 집중한다. 슈팅배송은 11번가의 직매입 익일배송 서비스다. 11번가에 따르면 현재 슈팅배송 상품은 4만3000여개다.

11번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슈팅배송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01%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슈팅배송 거래액은 직전분기 대비 57% 늘어나는 등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11번가의 익일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 (사진제공=11번가)
▲11번가의 익일배송 서비스인 '슈팅배송'. (사진제공=11번가)

익일배송 수요가 늘어나자 11번가는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가전제품을 무료로 주문 다음날 배송 및 설치까지 완료하는 ‘슈팅설치’ 서비스까지 내놨다. 11번가는 파주, 인천 등에 위치한 물류센터를 비롯해 판매자 물류센터를 활용해 익일배송 서비스 경쟁력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큐텐 연합군인 ‘티메파크(티몬·위메프·인터파크)’도 익일 배송에 뛰어들었다. 그간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의 경우 물류 회사를 갖고 있지 않아 경쟁력이 다른 업체에 비해 떨어졌다. 하지만 현재 상황이 바뀌었다. 큐텐이 이들 업체를 인수하면서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현재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의 일부 주문들은 큐익스프레스 물류망을 활용해 배송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 커머스는 큐익스프레스와 협력해 각각 빠른 배송서비스인 T프라임, W프라임, I프라임을 론칭했다. 큐익스프레스 물류센터에 직구·역직구 상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하는 식이다. 이럴 경우 해외 상품을 5일 안에 받아볼 수 있다는 게 티몬 측의 설명이다.

쇼핑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네이버의 도착보장 서비스도 출시 6개월 만에 이용 구매자가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시장에 안착했다. 네이버 도착보장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브랜드 스토어 수는 5월 기준 485개로 전체 중 25% 수준이다.

▲쿠팡의 대구 풀필트먼트센터. (사진제공=쿠팡)
▲쿠팡의 대구 풀필트먼트센터. (사진제공=쿠팡)

국내 이커머스업계에서 익일배송을 쏘아올린 건 쿠팡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을 내세워 익일배송의 표준을 세웠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물류 인프라 구축에 투자한 비용이 7조 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쿠팡은 전국 30여개 지역에 100여개 이상의 물류인프라를 구축한 상태다.

이커머스업계에서 배송 전쟁이 벌어진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코로나19로 인해 식료품을 구매하는 채널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면서 한 차례 새벽배송 경쟁이 일었다. 새벽배송 선구자 컬리에 이어 쿠팡이 로켓프레시를 내세웠고 이어 SSG닷컴, 롯데쇼핑, GS리테일, BGF리테일, CJ제일제당까지 뛰어들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사업을 접거나 축소했고 컬리와 쿠팡만이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업계에서 잠잠해졌던 배송 경쟁이 익일배송 형태로 다시 불 붙은 건 쿠팡의 로켓배송이 온라인 쇼핑 표준이 된 만큼 빠른 배송으로 고객을 확보하고 더 나아가 이커머스업계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겠다는 업체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교보증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소매 판매금액 기준)은 쿠팡(24.5%), 네이버(23.3%), SSG닷컴·G마켓(11.5%), 11번가(7%)와 티몬·위메프(6.7%)로 나타났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익일배송에 익숙해져있는 만큼 기업 경쟁력과 고객·판매자 확보를 위해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다만 익일배송을 위해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해 이 부담을 어떻게 해소하고 지속 운영할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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