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후] 청년만을 위한 정책금융에 40대는 웁니다

입력 2023-06-2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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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들을 만난 자리에서 정부의 청년 지원정책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한 친구가 “왜 정부는 청년들만 그렇게 지원해주냐? 정작 세금을 제일 많이 내는 건 우리 세대인데. 그리고 40대도 청년 범주에 포함해야 하는 것 아니냐”라는 불만을 토로한 것.

이 말이 시작이었다. 또 다른 친구도 “세금을 그렇게 내는데 혜택은 우리 세대가 제일 못 받는 것 같아”라고 동조한 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 뭐 해. 정작 서울에 이렇게 많은 집 중 내 집은 하나 없지, 모아놓은 돈도 없고, 짝도 없지, 이렇게 늙어 죽을 것 같아”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결국 성토의 장이 이어졌다. 그렇게 우리는 시절을 탓했고, 정부를 탓했고, 스스로의 무능을 탓했다.

윤석열 정부는 ‘희망·공정·참여’라는 3대 정책기조를 내세우며 청년을 위해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계층이동 사다리를 복원한다고 공언했다. 약속한 대로 청년정책금융을 통해 청년세대 자산형성을 지원해 원활한 자립기반 확보를 돕고 소외되는 청년층이 없도록 두터운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놨다.

가장 대표적인 게 이달 내놓은 청년도약계좌다. 5년간 매월 70만 원씩 적금하면 최대 5000만 원을 모을 수 있는 청년도약계좌는 출시 닷새 만에 누적 가입자 32만8000명을 기록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청년도약계좌의 가입 대상은 만 19~34세 청년 중 총급여 7500만 원 이하,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다. 기본금리가 최고 연 4.5%인 데다 우대금리를 더하면 최고 연 6.0%를 받을 수 있어 인기다.

제도권 금융 이용이 어려운 청년을 대상으로 저금리 생계자금을 지원하는 ‘햇살론 유스’도 강화하고 있다. 햇살론 유스는 연소득이 3500만 원 이하인 만 34세 이하 청년에게 연 3.6~4.5% 금리로 최대 1200만 원을 빌려주는 정책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청년도약계좌를 1년 이상 유지한 청년을 대상으로 햇살론 유스 대출 시 우대금리로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문제는 이처럼 청년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원책이 다른 세대에 역차별 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창 경제활동의 중심인 40~50대의 허탈감은 더하다. “세금은 우리가 가장 많이 납부하지만 정부로부터 혜택은 가장 적게 받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최근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청년층의 기준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기존의 청년 인구가 감소한다는 것이 이유다. 서울시 지자체 중 도봉구는 4월 ‘도봉구 청년 기본 조례’를 개정해 청년 연령을 기존 19~39세에서 19~45세로 늘렸다. 이젠 도봉구에선 40대도 청년으로 인정되는 셈이다.

물론 일부 지자체에 한정된 것으로, 정부의 청년정책금융 대상에는 영향이 없다. 하지만 지자체가 이렇게 움직이는 것처럼 청년층에 대한 기준을 확대하려는 정부 차원의 ‘액션’도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특히 경제적 이유로 결혼마저 하지 않는 40~50대 싱글족의 경우 경제 생활에 부담이 상당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1년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출 규모를 확대한 차주 비중은 40대가 23.7%로 가장 컸다. 30대 23.5%, 20대 20.9%, 50대 18.6% 순이었다. “청년만 국민이냐, 우리도 살펴달라”는 40대의 하소연을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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