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유족을 대리하면서 재판에 불출석해 패소하게 만든 권경애 변호사(58·사법연수원 33기)가 정직 1년의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대한변호사협회(변협)는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변협회관에서 징계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권 변호사에 대해 정직 1년을 의결했다. 이날 의결된 징계안은 권 변호사가 내용을 통지받고 30일 이내 이의신청 절차를 밟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된다.
변호사법상 징계 종류는 △영구제명 △제명 △3년 이하의 정직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견책 등 5가지다.
당초 징계위는 7~8월 전체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국민의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개최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징계 수위 역시 이날 회의에서 바로 결정됐다.
변협 관계자는 “성실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한 사안으로 판단한다”고 징계 사유를 밝혔다.
권 변호사는 2016년 학교폭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박주원 양의 유족이 가해자와 교육청을 상대로 낸 민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측 소송대리인을 맡았다.
하지만 권 변호사가 지난해 9~11월 항소심 변론기일에 세 차례 불출석하면서 원고 패소 판결이 확정됐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대리인 등 소송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거나 출석해도 변론을 하지 않을 경우 소를 취하한 것으로 간주한다.
1심에서 유족이 일부 승소했지만, 권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아 항소심에서 전부 패소로 뒤집힌 것이다. 권 변호사는 패소 이후 5개월간 유족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으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비슷한 사례가 거의 없었고, 권 변호사의 경우 나름 본인이 사회적으로 활동하는 부분이 있었다”며 “일반 민사사건도 아니다. 사안의 특성상 이정도 중징계 처분이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