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 주도 6개은행 컨소시엄 구성
카뱅·토스뱅크 '한투ST프렌즈' 참여
미래 먹거리로 각광받고 있는 토큰증권발행(STO) 시장에 은행권도 뛰어들고 있다.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들도 STO 시장에 진출하면서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신한·우리·기업·전북·수협은행 등 6개 은행은 ‘은행권 STO 컨소시엄’을 구성해 STO 시장에 함께 진출하기로 했다. 이들은 12개 조각투자 사업자 및 벤처캐피털 등 토큰증권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사업자들과 제휴해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토큰증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부동산이나 미술품, 사업체 등 실물자산이나 무형자산을 토큰화한 것을 말한다. 비트코인과 같은 코인(가상자산)과 달리 주식처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자본시장법상 투자계약증권 또는 비금전신탁수익증권에 해당해 투자자 보호 등 관련 규제가 적용된다.
은행들은 사업 다각화를 위해 STO 시장에 진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토큰증권 시장이 2024년 34조 원(시가총액 기준), 2030년에는 367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 STO 컨소시엄은 토큰증권 법제화에 따른 은행권 STO 시장 참여 방안을 협의하고, 조각투자 사업자 등의 토큰증권 발행에 필요한 플랫폼 구축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독일 지멘스 사례처럼 기업의 채권을 직접 토큰증권으로 발행하거나 유통시장을 구축하는 등 토큰증권 생태계가 활성화될 방안을 마련한다.
하나금융그룹은 미래에셋증권이 결성한 컨소시엄 ‘넥스트파이낸스 이니셔티브(NFI)’에 참여한다. NFI는 토큰증권 사업을 시작으로 금융 혁신과 웹3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연합체로, 3월부터 SK텔레콤도 참여하고 있다. 하나은행과는 블록체인 활용 서비스 상용화 방안을 모색한다.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한국투자증권이 결성한 ‘한국투자ST프렌즈’에 참여한다. 증권 발행을 위한 플랫폼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해 이달부터 기초 인프라 구축에 돌입했다. 연내 플랫폼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정부가 STO 전면 허용 방침을 밝히는 등 제도권 입성을 앞두고 있어 금융사들의 STO 시장 진출에도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제한적 조건을 부과해 조각투자증권의 발행, 유통 겸영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다.
금융위는 토큰증권 발행·유통의 제도 기반 마련을 위해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을 상반기 중 국회에 제출할 방침이다. 입법 논의 과정 등을 거치면 내년 말 토큰증권 제도가 본격 시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토큰증권에 대한 개념이 모호해 적극적으로 사업에 뛰어들지 못했다. 당국이 허용 방침을 밝히면서 업계에서도 활발하게 논의하는 분위기”라며 “금융사가 보유한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충분히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