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박해이자 선거 개입"
3월 맨해튼 지검 기소 이후 정치 기부금 몰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 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절차에서 변호인을 통해 자신에 대한 혐의를 전면으로 부인했다. 기소인부절차는 재판에 앞서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하얀 셔츠와 네이비 블루색 양복에 빨간 넥타이를 착용한 채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의 경호를 받으면서 법원에 출석했다. 마이애미 경찰 당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 전후로 최대 5만 명의 인파가 몰릴 가능성을 대비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사인 토드 블란치는 “우리는 확실히 무죄를 주장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변호사인 알리나 하바는 “이번 기소는 독재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미국 연방 검찰은 지난 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취득한 국가기밀 문건을 퇴임 후 마러라고 자택으로 불법 반출·보관한 혐의로 형사 기소했다. 총 49장 분량의 기소장을 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국방 관련 기밀 정보를 의도적으로 보유한 31건 혐의를 비롯해 모두 37건의 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역사상 전·현직 대통령이 연방 검찰에 의해 형사 기소된 것은 그가 처음이다. 또 3월에 이은 두 번째 기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올해 3월 말 뉴욕 지방법원에 출석해 2016년 대선 직전 자신에 대한 성 추문을 막기 위해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 ‘입막음 돈’을 지급하면서 회계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 뉴욕 맨해튼 지방검찰로부터 기소당해 기소인부절차를 밟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법원 출석 후 뉴저지주의 베드민스터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사악하고 악랄한 권력 남용을 목격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면서 “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바이든 대통령의 뒤를 쫓을 특별검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법정 출석 전 측근인 로저 스톤과의 인터뷰에서는 “우리나라(미국)는 시위해야 한다”면서 지지층 시위를 부추기기도 했다.
이 같은 기소 움직임이 그의 대권 도전에는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소가 재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최소 수개월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유롭게 유세활동을 펼칠 수 있다.
더 나아가 트럼프 선거 캠프 측이 일련의 기소를 이슈화해 지지층 결집에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측은 3월 맨해튼 지검의 기소 이후 몇 주 새 1500만 달러(약 192억 원)가 넘는 정치기부금을 모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