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주가 증시 호황과 이에 따른 호실적으로 올해 들어 높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3개 상장증권사로 구성된 ‘KRX증권’ 지수는 연초부터 이달 12일까지 12.23% 상승했다.
이 기간 유진투자증권이 52.56%로 높은 상승률을 보였고, 다올투자증권이 32.86%, 미래에셋증권이 21.71%, 유안타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17.12%, 16.58% 올랐다.
증권주들은 대부분 외국인이 순매수하며 오름세를 견인했다. 삼성증권은 외국인만 1369억 원어치 사들였고, 한국금융지주 역시 외국인만 89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키움증권은 외국인이 304억 원, 기관이 85억 원어치씩, 미래에셋증권은 기관이 371억 원, 외국인이 116억 원 사들였다.
증권주는 1분기 투자 심리 개선에 따른 증권 업황 개선 기대감에 상승효과를 누렸다. 1분기 이후 차액결제거래(CFD) 사태로 내림세를 보였으나 1분기 실적이 전년 대비 호전됐고, 코스피 지수가 2600대를 넘어서는 등 증시 호황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증권주에 매수세가 모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60곳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3조8969억 원으로 지난해 1분기 대비 89.3% 늘어났다. 이는 한국투자증권이 자회사로부터 받은 대규모 배당금수익(1조7000억 원)이 컸지만, 이를 제외해도 1732억 원(8.4%) 늘었다.
다만, 하반기 전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증시 업황 둔화와 하반기 부동산 익스포저 손실 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호실적을 견인했던 브로커리지와 트레이딩 손익은 하반기에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5월 이후 거래대금과 투자자 예탁금이 감소하고 있고, 시장금리는 반등 중이며 증시 상승 탄력도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또한, 이연시켜왔던 부동산 익스포저 손실이 반영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부동산 익스포저 손실은 1분기 이자비용률 상승 속도를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 볼 수 있었다고 본다”며 “특히 자금경색이 있던 지난해 4분기보다 이자비용률이 크게 상승한 증권사들은 그만큼 이자손익이 크게 훼손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곧 이자손익을 포기하면서 유동성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임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증권주 상승은 증시 호황 끝물에 나타난다는 인식이 있다”며 “현재 상승 추이도 이러한 맥락에 따른 것인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