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서울대(지구환경과학부 김규범 교수팀)와의 공동연구에서 우리나라 연안 및 외해 영양염 농도가 장기간에 걸쳐 감소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질산염, 인산염 등의 영양염은 육지 식물에서는 비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성분으로 해양에서는 식물플랑크톤의 생장에 중요하다. 영양염 농도가 낮으면 식물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통해 생물에 필요한 유기물질을 생산하는 기초생산력을 저하해 해양 먹이사슬 내의 낮은 단계부터 높은 단계까지 생산성에 영향을 주게 된다.
영양염은 해양 생물체의 배설물 및 사체 부스러기의 해저로의 침강과 육상 하천수의 유입으로 형성되는데, 일반적으로 외해보다는 연안이 높고 수층별로는 깊은 수심에서 높은 농도를 보인다.
수과원과 서울대 연구진은 수과원과 해양환경공단에서 관측한 최근 27년(1995~2021년) 동안 우리나라 해역별 표층수에서 질산염과 인산염의 농도 변화를 분석한 결과, 외해와 연안 모두 농도가 감소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외해 표층수에서 영양염이 감소한 이유는 기후변화로 인한 해양 표층 수온 상승으로 표층수의 밀도가 낮아지고 심층과의 밀도차가 커지면서 해수의 수직 혼합이 약화(성층 강화)해 상대적으로 영양염이 풍부한 저층으로부터의 영양염 공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연안의 경우 육상 영양염 유입량 변화 등 다른 요인으로 인해 영양염 농도가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서해와 남해 영양염의 중요한 공급 하천인 금강과 낙동강으로부터 유입되는 질산염 농도는 최근 25년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장기간의 관측 결과를 통해 영양염 농도 변화를 제시한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도 많지 않으며, 우리나라 바다 전체를 대상으로는 처음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5월 국제학술지 마린 폴루션 불러틴(Marine Pollution Bulletin)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앞서 수과원은 우리나라 해역의 현재 기초생산력이 10년 전보다 60%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로 우리 바다의 기초생산력 감소 원인이 전 세계 대양과 마찬가지로 해양온난화와 성층 강화 등 기후변화로 인해 저층으로부터의 영양염 공급 제한에 영향을 받고 있음이 확인됐다.
우동식 수과원장은 “장기적인 영양염 감소가 해양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고 관측 결과의 체계적 분석으로 우리 바다에 대한 이해와 대응책 마련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