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체 기술력을 강화하고 오픈 이노베이션에 주력해 위탁개발생산(CDMO) 새로운 시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중심에는 지난해 출범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연구소가 있다.
정남진 바이오연구소장(부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바이오인터내셔널(바이오USA)’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구소의 성과와 비전, 목표를 소개했다.
최근 의약품 분야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자체 기술 확보와 특허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7월 CEO 직속 센터 레벨의 바이오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소는 혁신 기반의 기술개발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바이오의약품 CDMO 서비스 강화 역할을 담당한다.
작년 11월 임명된 정 연구소장은 2004년부터 2020년까지 17년간 머크(MSD), BMS 등 글로벌 빅파마에서 연구원으로 일해온 바이오 전문가다. 2021년 크리스퍼(CRISPR) 연구로 노벨상을 수상한 제니퍼 다우드나 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캠퍼스 교수와 GSK가 협업해 설립한 LGR의 초대 연구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정 연구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설립 후 불과 10년도 안 된 시점에 세계적인 CDMO 기업으로 올라섰다”며 “기술혁신을 기반으로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는데 바이오연구소가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소 출범 후 성과로 정 연구소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독자 납인홀(S-Knob-in-Hole, S-KiH)과 제 2세대 에스듀얼(S-Dual) 특허 등 2종 출원 △mRNA 플랫폼 기술 상표 등록 및 mRNA 안정성 향상 기술 특허 출원 △아라리스 투자계약 기술 실사 등을 꼽았다.
기존 이중항체는 항체에 새로운 결합부위를 도입하며 안전성과 생산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0월 이중항체 플랫폼 ‘에스듀얼’을 출시했다. 비대칭적 항체구조와 납인홀(Knob-in-Hole) 도입이 특징이다. 여기에 더해 독자적인 에스납인홀(S-KiH)을 개발해 이중항체 형성률을 75%에서 85%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정 연구소장은 “CDMO 비즈니스에서 볼 때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올해 5월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mRNA 약물전달체 구성을 최적화한 mRNA 약물질 디자인 도구 ‘RNA 디자인 랩’ 상표권을 출원했다. 또 컴퓨터로 구조 예측과 실험적 검증을 반복해 개발한 mRNA 안정성 향상 기술 관련 특허도 획득했다.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술을 보유한 스위스 기업 아라리스 발굴과 심사, 투자 결정 과정에 연구소가 큰 역할을 했다. 올해 4월 삼성물산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 라이프 사이언스 펀드’를 통해 아라리스 바이오텍에 투자한 바 있다.
정 연구소장은 “ADC는 항체 기반 신규 모달리티 중 초고속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 아라리스의 아라링커는 기존 항체의 변형 없이 사용 가능하고 1단계 공정으로 높은 접합효율과 순도를 보인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ADC CDMO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연구소는 CDMO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확장과 회사의 지속 성장을 이끌기 위해 연구개발(R&D) 활동을 꾸준히 펼칠 계획이다. 정 연구소장은 “삼성의 위상에 맞는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고, 기술혁신을 통해 인류 건강 증진에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며 “환자들과 고객사의 미충족 수요를 채우고 싶다. 세계 최고 CDMO 기업으로, 나아가 글로벌 톱티어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